소원한 북중관계…'시진핑' 발언 인용 보도 줄인 노동신문

올해 6월 이후 인용 보도 無…소원한 관계 반영된 듯
올해 '조중 우호의 해' 폐막 행사도 사실상 무산 기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외국문출판사 화보 캡처) 2021.5.12/뉴스1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과 중국이 올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조중(북중) 우호의 해'를 선포했지만, 올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을 인용 보도한 기사 수는 크게 줄어들었다. '우호의 해'를 마무리하는 정치적 행사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최근 신문이 '습근평'(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한 것은 지난 5월 19일이 마지막이다.

당시 신문은 '습근평 주석, 청년들이 당을 따라 나갈 데 대해 강조' 제하 기사를 통해 시 주석이 청년절을 맞아 청년들에게 "새 시대 훌륭한 청년이 되고 강국건설과 민족 부흥의 위업을 추진하는 데 청춘의 힘을 바쳐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5월 5일 자에서는 시 주석이 광동성 매주시 고속도로 붕괴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인민대중의 생명 및 재산 안전을 담보할 것을 강조했다"라고 보도했으며, 5월 3일 자에서는 시 주석이 "광범한 근로대중이 강국 건설을 위해 분투할 것을 호소했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노동신문의 시 주석의 발언을 인용 보도 횟수는 북중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하나의 작은 지표라고 분석한다.

지난해의 경우 신문은 시 주석이 '재해방지 및 대응 사업을 잘할 데 대해 강조'(12월 18일), '여성 및 어린이 사업을 잘할 데 대해 강조'(10월 1일), '싸움 준비와 부대당건설을 강화할 데 대해 강조'(9월 15일), '싸움 준비를 잘할 데 대해 강조'(8월 2일), '인민대중의 생명 재산의 안전을 보장할 데 대해 강조'(8월 5일), '공청단 앞에 나서는 주요 과업들 언급'(6월 30일), '큰물 피해 방지 및 재해구제와 관련한 중요 지시 하달'(7월 8일), '자연피해 방지 사업을 잘할 데 대해 강조'(7월 10일), '어린이들을 사회주의 건설자, 후비대로 키울 데 대해 강조'(6월4일), '나무 심기를 장려할 데 대해 강조'(4월 11일) 등을 보도했다.

올해 시 주석 발언 인용 보도가 줄어든 분기점이 6월이라는 것도 눈여겨 볼 점이다. 북중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장 요인으로는 북한과 러시아의 고강도 밀착이 꼽히는데, 지난 6월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의 정상회담이 열린 시점이기 때문이다. 두 정상을 이를 통해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고 군사 협력을 강화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까지 진행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중국이 불편해하고, 북한 역시 중국보다는 러시아를 강력한 '뒷배'로 삼으며 중국에 대해 다소 소원해진 모습을 보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중은 올해를 우호의 해로 선포했음에도 곳곳에서 관계가 틀어진 기류가 감지되곤 했다. 올해 4월 평양에서 열린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에 공식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파견한 뒤 현재까지 이렇다 할 북중 고위급 교류가 관측되지 않고 있으며, 폐막 행사와 관련된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