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개성공단 송전탑 붕괴…안전장치 없나, 北작업자 추락

정부, 영상 공개…35번 최상단 전도되고 36·37번은 전체 붕괴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개성공단 내 한국이 건설한 송전선의 일부를 제거하면서 송전탑이 붕괴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작업 중이던 북한 사람이 송전탑에서 추락하는 모습도 담겼다.

통일부는 지난달 30일 군사분계선(MDL) 이북 개성공단에 있는 송전탑들이 붕괴되는 영상 3건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35번 송전탑의 경우 최상단 부근이 우측부터 붕괴된 데 이어 좌측도 붕괴됐다. 또 36번과 37번 송전탑은 동시에 흔들거리던 중 하나의 송전탑이 기울어지자, 송전선으로 연결돼 있는 또 다른 송전탑이 연이어 쓰러졌다.

송전탑에서 사람이 추락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송전탑에 2명의 작업자가 올라가 있었는데, 그 중 위쪽에 자리하고 있던 작업자가 특정 줄을 만지니 아래쪽에 위치해 있던 작업자가 갑자기 송전탑에서 떨어졌다.

통일부는 3일 북한 개성공단 송전탑 붕괴 관련 영상 3건을 공개했다. (국방부 제공) 2024.12.3/뉴스1

안전고리 등 안전장치도 없이 고위험 작업을 하고 있는 북한 작업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다만, 이 작업자가 군인인지 민간인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달 24일부터 과거 남한이 개성공단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해 준 경의선 일대 송전탑의 일부 송전선을 제거해 왔다. 이 때문에 지지기반이 약해져 송전탑이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

한전KPS는 2007년 1월 총 16㎞ 구간에 모두 48개의 송전탑을 완공했는데, 그 중 15개가 북측에 있다.

통일부가 군으로부터 제공 받아 공개한 영상의 갈무리. 사람(빨간색 원)이 추락하고 있는 모습.

철탑 형태인 송전탑은 북한이 지난 10월 15일 폭파한 경의선 구간에서 개성공단까지 이어지는 도로에 수백m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경기도 파주의 문산변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개성의 평화변전소가 받아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같은 해 2월부터 전력 공급이 중단됐고, 2018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와 함께 송전이 이뤄지다 지난 2020년 6월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부턴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북한은 나머지 송전선과 송전탑들을 제거·철거할 가능성이 있어 우리 정부와 군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일부는 "우리 정부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에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란 입장이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