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병엔 '침묵' 러시아는 '선전'…"서방 도발에도 완강한 강국"
러시아에 우호적 여론 조성해 주민 인식에 영향 의도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러시아 파병 사실을 내부에 알리지 않는 북한은 내부적으로 러시아를 계속 선전하면서 '밀착'을 과시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러시아와 잘 지내며 서방과 대결하는 것'이 정당한 일이라는 선전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러시아가 미국과 서방의 제재와 방해 책동 속에서도 다른 나라들과의 경제무역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달 중순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정부수반회의에서 있었던 러시아와 파키스탄 총리 간 회담을 언급하고 "앞서 10월 초에 개최된 러시아와 파키스탄 간 제1차 무역 및 투자 포럼에서는 서방의 제재 속에서 양국이 경제적 연대를 강화하고 무역 거래를 보다 확대하기로 합의서를 체결하였다"고도 밝히는 등 러시아가 서방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 중임을 부각했다.
신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제국주의 파시즘에 맞서 외교전선에서 성과를 이룩하고 새 기술분야와 관련한 쌍무(양자)협조계획을 공동으로 추진해 나가자"라고 말한 사실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외경제관계를 확대발전시키려는 러시아의 노력에 많은 나라들이 적극 협조해나서고 있다"며 "서방의 무분별한 대러시아 제재가 그들의 완강한 강국건설 의지를 꺾을 수 없다"라고 선전했다.
북한이 이러한 러시아 선전글을 '당보'로서 각 조직과 기업소에서 매일 학습해야 하는 노동신문에 실은 것은 파병 사실이 주민들 사이 알음알음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와의 고강도 밀착이 '좋은 일'임을 인식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지금껏 북한은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대내용 매체에 한 번도 파병과 관련된 내용을 보도한 적이 없다. 다른 나라의 전장에 젊은 병력을 대규모로 보냈다는 사실이 '민심 이탈'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국회 보고에서 북한이 파병 군인 가족을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하기 위해 그들을 모처로 집단 이주·격리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파병 군인들이 자신들의 가족들에게 '훈련하러 간다'라고 거짓말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정황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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