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말투·표정'까지 다잡는 北…'러시아 파병' 민심 동요 우려

"말과 행동 겸허하게 해 '일심단결' 강화해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평양역에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양사업이 진행되는 모습을 전하며 "혁명전통교양을 실천 투쟁과 결부하자"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러시아 파병으로 민심 이반 현상을 겪는 북한이 주민들의 말투나 표정, 몸가짐을 단속하고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겸허한 연행은 인격을 돋구어준다' 제하 기사를 통해 "문화성, 도덕성이 없이 되는대로 말하고 예절이 없이 행동하는 사람은 사회와 집단의 화목과 단합에 저해를 주는 저열한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인격자가 되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을 예절 바르게 해야 한다"라면서 "일상생활에서 사투리와 외래어를 배격하고 고상하면서도 아름다운 우리의 평양문화어를 적극 살려 써야 한다"라면서 북한의 표준어인 '평양문화어'가 언어생활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해 외래어나 괴뢰 말(한국식 언어) 사용을 금지하고 평양문화어 사용을 독려하는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제정하기도 했는데, 이는 사회를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악법 중 하나로 꼽힌다.

신문은 "몸차림을 단정하게 하고 인상과 표정, 몸자세를 바로 해야 한다"라면서 "무뚝뚝한 인상, 기분 나쁜 표정, 바르지 못한 몸자세를 하고 사람을 대한다면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며 사업과 생활에서까지 지장을 받게 된다"라고 거듭 당부했다.

또 "사회의 모든 성원이 높은 문화성을 지니고 언제나 말과 행동을 겸허하게 해나갈 때 우리의 일심단결은 더욱 강화되고 온 사회에 혁명적이며 건전한 사회주의 생활문화가 철저히 확립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 파병을 결정하면서 내부 민심이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우려한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말투나 표정·몸가짐 등까지 다잡는 사상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 당국은 (파병군인 가족들의) 철저한 입단속과 함께 파병군인 가족을 보다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하기 위해 이들을 모처로 집단·이주 격리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