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옆에 서도 호명되지 않는 딸 '주애'…두 달 째 잠행
지난 5월과 8월 등장 정황… 북한 매체들 호명은 없어
의도적으로 노출 자제하는 듯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인 '주애'가 두 달 이상 북한 매체들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두어 달 정도의 잠행이 특이한 패턴은 아니나 최근 주애가 김 총비서 일정에 동행했음에도 매체들이 그를 호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의 딸이 북한 매체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8월 5일이다.
당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김 총비서가 지난 8월 4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무기체계 인계인수기념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자리에 주애가 참석자로 동행했다.
그러나 신문은 동행한 주애에 대해 따로 언급하진 않았다. 그간 주애의 공개활동 때 '존귀하신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 등의 언급이 있었던 것과는 달랐다.
이보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지난 5월 30일 김 총비서의 600㎜ 초대형방사포 위력시위 사격 현지지도를 보도했는데, 이때도 주애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에도 주애를 지칭하는 언급은 없었고, 공개된 사진에도 주애가 뚜렷하게 잡히진 않았다. 다만 김 총비서가 바라보고 있는 모니터 속에 주애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착돼 북한이 일부러 주애의 동행을 숨기려 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북한 매체들이 주애를 분명하게 호명했던 마지막 일정은 지난 5월 15일 평양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했던 때다. 당시 매체들은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주애를 칭했다.
이러한 동향으로 봤을 때 주애는 지난 두 달간의 김 총비서의 각종 공개활동에 동행했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지난 8월 이후 김 총비서의 공개행보는 20여 차례 진행됐다. 수해 복구 지역을 방문하거나 지방공업공장 건설 현장을 찾는 민생·경제 행보는 물론 국방공업기업소·인민군 특수작전무력훈련기지·김정은국방종합대학 등 군사 관련 행보까지 분야도 다양했다.
주애는 지난 2022년 말 처음 등장한 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공개활동이 잦았다. 그러나 지난 3월 15일 강동온실농장 준공식에서 김 총비서와 함께 '향도자'로 언급된 이후 공개 활동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러한 주애의 행보를 두고 지난 7월 "북한은 '주애'를 현시점에서 유력한 후계자로 암시하며 후계자 수업을 진행 중"이라며 "김주애에 대한 주민 반응을 의식해서 선전 수위 및 대외 노출 빈도를 조절하면서도 비공개 활동 병행을 안배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주애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북한 내부는 물론 국제적으로 과도한 관심을 받는 것을 의식해 일부러 노출 횟수를 줄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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