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해로 자강도 살림집 200채 매몰·인명 피해 최대 1000명"
북, 내주 최고인민회의서 '남북 기본합의서' 파기 가능성
- 최소망 기자,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임여익 기자 = 지난 7월 말 북한 서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수해로 자강도 성간군 광명리 지역에서만 살림집(주택) 200채 이상이 매몰된 것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이를 두고 지형 특성상 미처 대피 못한 주민들이 있을 수밖에 없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정부가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2일 취재진과 만나 수해 전후 광명리의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압록강에서 나온 장자강 지류로 강폭이 좁고 계곡 구조의 지역으로, 이 구조상 짧은 시간 동안 물이 불어나면 침수·범람할 수밖에 없고 동시에 산사태도 일어났다"면서 "미처 대피 못한 주민들이 있을 수밖에 없어 많은 인명 피해가 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위성사진에서 사라진 살림집의 수는 200채 이상으로 파악되는데, 보통 살림집 1채 당 3~5인 가구라고 판단한다면 600~1000명 정도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북한 당국은 신의주·의주 피해 현장에서 고립된 주민 4200여 명을 구출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자강도 지역의 피해 상황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당국자는 광명리 지역의 복구 조치와 관련 "잔해를 정리하는 모습은 포착됐지만 원래 있던 주거지 복구 조치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그보다 북쪽에 위치한 산 지역에서 살림집을 건설 중인 모습이 식별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정은 총비서가 '수해'를 두고 보름 동안 7차례 공개 활동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만큼 민심이 악화하고 주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며 수해로 인한 민심 이반 확산을 우려해 이를 차단하려고 부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의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따라 경의선·동해선 도로와 철로 철거 동향이 지속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관계 단절 조치가 계속되는 모양새다.
지난 9월 23일 자 위성사진에는 판문역에서 판문점 방향 철로 중 통일다리 옆 철로(다리)의 교각 외 '상단부'가 추가로 철거되는 동향이 포착됐다. 또 경의선 도로 북측 구간(북측 통문 인근)에 지뢰를 매설한 후 복토한 정황이 식별되기도 했다.
통일부는 오는 7일 개최될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이 남북 기본합의서를 비롯한 정치·군사 분야의 남북 합의를 파기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남북기본합의서 '서문'에는 남북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김 총비서가 '두 국가 선언'에 따라 '통일' 관련 내용을 삭제하라 지시한 만큼 합의서를 폐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월엔 경제 분야 합의서의 폐기를 결정한 바 있다.
이 당국자는 "헌법 개정을 비롯해 '해상국경선' 관련 조치, 남북합의서 관련 조치 등이 예상된다"라면서 "해상국경선은 헌법 개정 시 영토 조항과 관련해 새로 규정하거나 또는 헌법상 규정 없이 자의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김 총비서의 지시 사항인 △통일·동족 삭제 △영토 조항 신설 △전쟁 시 영토 편입 신설 △제1적대국 교육 추가 등의 법적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지난 6월 북러 간 체결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조약의 비준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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