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강도 하갑 지하서 새 굴착활동…제3의 핵시설 지목"

새 입구 만들어지고 굴착 잔해물 쌓인 정황…RFA 보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총비서가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 지도하고 있는 모습.[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미국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인 국방정보국(DIA)이 지난 1998년 핵무기 관련 시설이 존재할 수 있다고 지목한 북한 자강도 희천시 하갑 지하 시설에서 올해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6일 미국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Planet Labs)를 인용해 지난 2월 말~3월 초 이 구역 산비탈에 새로운 입구가 만들어지고 굴착 과정 중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잔해물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16일 자 위성사진에서는 새 입구를 만드는 정황이나 잔해물이 식별되지 않았지만, 한 달 뒤인 3월 23일 자 위성사진에는 지하 시설 정문 아래쪽에 새로운 잔해물 더미와 새 입구가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지난 6월과 8월, 9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잔해물 더미의 면적이 점점 커졌다. 이러한 정황은 굴착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인 것을 암시한다고 RFA가 보도했다.

민간 위성 전문가 제이콥 보글은 RFA에 "올해 9월까지 잔해물 더미의 면적이 약 1만 7000㎡ 달한다"라면서 "사진만으로 정확한 판독은 어렵지만 그 높이가 5m일 경우 22만 9500t(톤)에 달하는 화강암이 제거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91년 이후 지금까지 하갑 지하 시설에서 파낸 잔해물의 총량을 고려하면 북한의 주요 핵 시설인 '영변'이나 '강선'보다 내부 공간이 넓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덧붙였다.

하갑 지하 시설에 대한 공사는 2017년과 2019년에도 식별된 바 있다. 2017년에는 지하 시설 정문 주변으로 거대한 잔해 더미가 쌓였고, 2019년에는 터널 공사를 통해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 새로운 입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정성학 한국 한반도안보전략연구위원은 지난 2007년~2021년 하갑 시설에서 따듯한 폐수를 배출하는 활동이 보였다면서 "핵 관련 시설이 지하에 조성돼 있을 것으로 의심되며, 제3의 핵시설 장소라고 하면 하갑이 유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RFA에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최근 방문한 우라늄 농축시설은 영변도, 강선도 아닌 제3의 장소일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3일 김 총비서가 우라늄 농축시설을 방문한 소식을 전했지만, 구체적인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김 총비서가 강선과 영변의 핵시설 중 강선을 방문했단 보도와 관련해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동향에 대해 지속 추적·감시하고 있다"라며 "관련 시설에 대해서는 설명 드릴 사항 없다"라고 전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