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쿼드 정상회의에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틀 연속 미국 비난

외무성 대변인 담화…"美, 자주권·발전권 침해"
노동신문 3면에 김여정 담화와 함께 게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쿼드'(Quad·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협의체) 정상들과 회의하고 있는 모습/ 2024.09.2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은 25일 최근 개최된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에 대해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번에 조작발표된 '(윌밍턴) 공동성명'은 쿼드가 미국의 일극 지배전략 실현에 복무하는 정치외교적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미국이 우리 자주권과 발전권을 침해하면서 적대적인 대결기도를 노골화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고 강력히 규탄배격한다"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미국이 주권국가들의 합법적 권리행사를 '위협'으로 묘사하면서 '항행의 자유'를 구실로 쿼드를 사실상의 국제적인 '해상경찰기구'로 만들어버렸다"면서 "이는 쿼드의 실체가 철두철미 워싱턴의 인디아(인도)태평양전략의 부속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또 "정의에 도전하고 시대에 역행하는 미국의 진영 대결 정책은 세계의 평화와 안전보장에 가장 심각한 위협을 조성하는 유해로운 근원"이라고도 비난했다.

아울러 미국이 기후변화·식량안전·보건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와 같은 수사적 표현으로 '쿼드의 대결적 본색'을 가리려고 한다면서 "쿼드의 존재 명분과 기본 주제가 미국이 주도하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 수립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강변했다.

대변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이익을 침해하는 그 어떤 적대행위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주와 정의에 기초한 다극화된 국제질서 수립을 위한 책임적인 노력을 계속 기울여나갈 것"이라며 미국에 대항하는 차원의 외교활동을 지속 전개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쿼드 4개국 정상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윌밍턴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UNSCR)을 위반한 핵무기 추구를 규탄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신문은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와 함께 전날 발표된 김여정 당 부부장의 담화도 함께 공개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 핵추진 잠수함 버몬트함의 부산 입항을 비난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이 연이어 미국을 겨냥한 담화를 발표하는 것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자신들이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