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러 군사지원은 유럽 위협' 발언한 美블링컨에 "정치적 도발"

외무성 대외정책실장 담화로 '강한 유감'…"러시아 변함없이 지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2024.09.1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은 1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북·중·이란의 러시아 군사 지원은 유럽 전체에 위협이 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난하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외무성 대외정책실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최근 블링컨 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러시아와 주권 국가들 사이 호혜와 평등에 기초한 협력을 무근거하게 헐뜯으면서 이를 유럽에 대한 '위협'으로 매도하는 정치적 도발을 감행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유럽 나라들의 '안보 위기'를 과장하고 현 우크라이나사태의 책임을 제3자에게 전가함으로써 추종 세력들을 반러시아 전선에 더욱 든든히 묶어 세우고 저들의 대결책동에 적법성과 연속성을 부여하려는 미국의 흉심을 그대로 보여준다"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외무성은 미국의 외교 당국자가 극히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언사로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며 자주적인 주권 국가들을 중상 모독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이를 전면 배격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대외정책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발생과 장기화 그리고 유럽 정세 불안정의 근원은 '미국'이라고 지적하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에이브람스' 전차, 'F-16' 전투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등을 넘겨주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충돌과 대립을 선동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대리 세력을 반러시아 대결로 부추기고 전쟁의 영구화를 조장하고 있는 미국이야말로 유럽과 국제사회가 직면한 실존적 위협"이라면서 "국제사회는 미국의 무분별한 행태를 용납하지 말아야 하며, 단합된 힘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외정책실장은 아울러 "우리는 앞으로도 제국주의의 패권정책과 강권을 짓부수며 주권 수호와 공정한 다극 세계건설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러시아 인민 정의의 위업을 변함없이 지지성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10일 영국 런던에서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과 연 기자회견에서 "북한, 이란처럼 직접적인 무기 지원이든, 중국처럼 방위산업 기반에 대한 지원이든 러시아에 지원을 제공하는 모든 국가는 전쟁을 영속화하고 분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고 밝힌 바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