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지방 간 김정은…'바깥 일' 관심 끄고 내치에 집중 이유는

새로운 회의 지속해 개최하며 각지 '인민 생활' 향상에 초점
한미 연합연습이나 美 대선 언급 자제…의도적 무관심 표출 의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동지께서 지난 8월 31일 지방발전사업협의회를 소집하시고 지도했다"라면서 "시·군병원들과 과학기술보급거점, 야곡관리시설을 건설하는데서 견지하여야 할 제반 원칙들을 밝혔다"라고 보도했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최근 각종 대외 현안에 이렇다 할 반응을 내지 않으면서 '내치'에 집중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일주일 만에 지방을 두 차례 방문해 지방공업공장을 비롯한 병원·과학기술거점·양곡관리시설의 건설을 다그쳤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 총비서가 지난달 31일 함주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현장을 현지에서 료해(점검)하며 건설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적 문제'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김 총비서는 같은 날 지방발전사업협의회를 소집·지도했다.

이번 김 총비서의 지방 시찰은 지난달 24~25일 각지의 지방공업공장 건설장을 현지지도한지 일주일만이다.

김 총비서는 이번에 개최된 지방발전사업협의회에서 선진적인 시·군 병원들과 과학기술 보급 거점, 양곡관리 시설을 건설하는데 견지해야 할 제반 원칙들을 밝혔다고 한다. 지난달 지방 건설 현장을 찾아 건설 분야 확대를 지시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를 간부들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신문은 "전국의 시·군에 보건시설과 과학기술 보급 중심, 양곡 관리시설들도 훌륭히 동시다발적으로 일떠세우는 역사적 과업을 수행한 데 대한한 사변적인 정책 결정 채택 준비 사업"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는데, 결정된 내용은 오는 12월 말에 열릴 전원회의에서 채택·확정될 예정이다.

이날 열린 '지방발전사업협의회'는 북한 매체에서 처음 언급된 회의체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지난 7월에도 지방 발전을 강조하며 신포를 방문해 바닷가 양식사업소 건설 준비 사업을 현지지도하고, 현지에서 관계부문 일꾼들의 협의회를 열었다. 당시 매체는 '지방경제발전관련협의회'라고 언급했는데, 이같은 이름 역시 처음 등장한 것이다.

북한은 올해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해마다 20개 시·군에 10년간 현대적인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지방발전 20x10 정책' 사업을 제시하며 평양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방을 직접 시찰하며 각종 새 회의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근 굵직한 각종 대외 현안에 대한 메시지는 자제하고 있다. 지난달 개최한 한미 연합연습 때도 해마다 예민하게 반응해 온 것과는 달리 이번엔 고강도 무력도발이나 '말 폭탄'을 활용한 비난전을 전개하진 않았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을 맞아 제시한 새 통일 담론 '8·15 통일 독트린'이나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겨냥한 언급이나 이렇다 할 외교적 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는 북한이 의도적인 침묵으로 대외 사안에 대한 '무관심'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는 현재 기조에서 어떤 식으로든 한미 등 다른 외교상대를 무시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대신 민생과 경제를 챙기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고 경제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총비서는 이번 현지지도에서도 최근 제시했던 3대 건설사업(병원·과학기술보급거점·양곡관리소) 중 지방병원은 "무조건 당해연도"에 완공하라며 공기를 정확하게 맞출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수해로 산업적 타격과 함께 민심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지방발전 관련 건설계획을 '위민' 차원에서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9~12월 사이 최고인민회의 및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성과를 최대화하려고 하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