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주새 새 대사 4명 임명…'대면 외교' 재개에 속도

베트남·싱가포르·루마니아·쿠바 대사 임명…올 7월 기준 44개국 재외공관 운영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주베트남북한대사관에서 관계자들이 외벽 청소를 하고 있다. 2019.2.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최근 2주 사이 해외 주재 대사를 4명 연속으로 임명했다. 지난 2021년 2월 리용남 중국 주재 대사 임명 이후 3년여 만에 재외공관 인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30일 주베트남대사에 리승국, 주싱가포르대사에 리길성을 각각 임명했다. 지난 1일에는 리상림 외무성 유럽 담당 국장이 루마니아 주재 대사에, 8일에는 한수철 노동당 부부장이 쿠바 주재 신임 대사로 부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리승국은 당 국제부 과장, 리길성은 외무성 아시아 담당 및 부상을 담당해 중국,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외교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리상림은 외무성 유럽 담당 국장 및 조선유럽협회 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라고 설명하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인선에선 특히 공석이 길었던 자리가 채워진 것이 특징이다. 주베트남대사직은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수행했던 김명길 대사가 같은 해 4월 본국으로 돌아간 뒤 5년 넘게 공석이었다.

주루마니아대사는 8년여 만에 이뤄진 인선이다. 루마니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연증(코로나19) 이후 주로 친북 성향의 국가와 제한적으로만 교류해 오던 북한이 서방 국가와의 정상적 외교를 단계적으로 재개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앞서 북한과 루마니아는 지난 1948년 11월부터 수교를 맺고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지만, 1990년대 들어서 루마니아가 한국과 수교에 나서면서 양국 간 교류가 줄었다.

지난 2월 한국이 쿠바와 수교를 맺은 이후 북한은 마철수 전 주쿠바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였다. 이를 두고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는데 5개월 만에 새 대사가 부임한 것은 북한이 대(對)쿠바 외교도 포기하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하고 외화벌이에 지장이 생기면서 재정난으로 해외 공관을 연달아 폐쇄하는 등 외교 전략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22년 11월 아프리카의 앙골라와 우간다 소재 북한 대사들이 각국 정상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고, 대사관을 폐쇄했다고 전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주스페인 대사관, 주홍콩 영사관 등을 연달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지난해 8월 이후 차츰 국경을 개방하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대면 외교 재개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12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북한의 재외공관은 44개(상주대사관 39개, 총영사관 2개, 대표부 3개)로 운영되고 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