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수행할 때 필수품?…수첩 아닌 '스마트폰'[노동신문 사진]
스마트폰으로 특정 물체 촬영하는 북한 간부들 모습 포착
최근 조용원·김여정·현송월도 김정은 곁서 자유롭게 사용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최근 북한 고위 간부들이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앞에서도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손 글씨로 수첩에 적는 것이 아닌, 스마트폰 카메라로 중요 정보를 촬영해 저장하는 듯한 모습이 공개돼 주목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 15일 당·정부 주요 간부들과 함께 함경남도 신포시 풍어동 지구를 찾았다. 당시 김 총비서는 바닷가 양식사업소 건설 부지를 돌아보고, 사업계획들을 점검한 뒤 현지에서 관계 부문 일꾼 협의회를 소집했다.
김 총비서는 협의회를 마치고 특정 간부 2명과 더 이야기를 나눴다. 같은 공간 한편에서는 다른 간부들이 한곳에 모여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 간부는 수첩을 들고 무엇인가를 보며 내용을 적는 듯했지만, 다른 간부들은 스마트폰으로 무엇인가를 촬영했다. 특히 리일환 당 비서의 경우에는 허리를 뒤로 젖히며 카메라에 관련 내용을 모두 담기 위해 애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다른 사진을 보면 이들이 찍은 '물체'는 사업 계획 등이 적힌 '판'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협의회를 주재한 회의실 구석에는 일렬로 판들이 놓여있었다. 판에 적힌 내용은 흐릿하게 처리돼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날 보도 내용에 비춰 '신포시 바닷가 양식사업소' 건설 관련으로 추정된다.
이 판들에는 글자가 많고 그림이나 지도 형식의 내용도 있었던 만큼, 간부들이 직접 손 글씨로 옮겨적기보단 스마트폰 카메라로 내용을 찍어 두는 걸 선호했을 수 있다.
최고 지도자와 한 공간에 있을 땐 보안이나 안전 등의 문제 때문에 행동양식에 많은 규제·통제를 받음에도 간부들의 스마트폰 촬영이 자유롭게 이뤄진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 명도 아닌 여러 명의 간부가 최고 지도자 앞에서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건 최고 지도자가 '용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지난 11~12일 삼지연 건설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 특히 삼지연시 숙박시설들을 돌아볼 때 조용원 당 비서가 김 총비서 뒤편에서 전화를 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적인 용도보다는 업무상 필요한 통화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최고 지도자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도 전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조 비서가 김 총비서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조 비서만 김 총비서 근처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현송월 당 부부장의 경우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찾았을 때 스마트폰으로 두 정상의 사진을 촬영하는 듯한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지난 5월 김 총비서가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에서 연설을 할 땐 김여정 당 부부장이 여러 차례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모습이 북한 매체들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최근 북한 간부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는 건 그들에게도 스마트폰이 업무상 '필수품'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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