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아니다"…탈북 고위 간부가 밝힌 '김주애' 등장 이유

쿠바 주재 북대사관 리일규 참사, 조선일보 인터뷰서 밝혀
"김정은, '공주 보여주겠다' 말하며 꼬마 때부터 데리고 다녀"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주애.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탈북해 망명한 리일규 참사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주애를 북한의 후계자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리 전 참사는 16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애에 대해 "절대 권위, 절대 숭배를 받으려면 신비함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노출시킬 대로 다 시키면 무슨 신비함이 있고 숭배감이 있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리 전 참사는 북한이 지난 2022년 11월 매체를 통해 주애를 처음 공개했지만 김 총비서가 주애를 데리고 다닌 것은 이보다 한참 전이라고도 전했다.

그는 "평양에서 제2자연과학원 아파트에 살았는데 주민 80% 이상이 핵 및 미사일 개발에 종사하던 사람들"이라며 "그들에 따르면 주애가 잘 걷지도 못했던 꼬마 때부터 김정은이 기분이 좋으면 '내가 공주를 보여주겠다'면서 데리고 나왔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주애를 처음 공개했을 때는 신기했는데 열병식 같은 공식 국가 행사까지 데리고 다니니 거부감이 점차 들었다"면서 "내가 한평생 저 사람들의 발밑에서 온갖 수모를 받았는데 이제 내 자식이 또 저 어린 것 앞에 굽신거리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기가 막혔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적잖은 북한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 엘리트층에서 주애를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주애는 지난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최근까지 김 총비서의 공개 일정에 자주 동행하며 얼굴을 비추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관영매체가 주애를 김 총비서와 함께 '향도의 위대한 분들'이라고 칭하면서 후계자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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