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추락' 아닌 성공 주장…사진은 숨기며 또 기만전

수시로 과장·기만 반복…추가 분석 막고자 사진 비공개
남북이 주장하는 사거리도 다소 차이…이달 추가 시험 '주목'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탄도미사일.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고중량 탄두를 장착한 전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의 사거리나 발사 성패와 관련해 남북의 분석과 주장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현재로선 북한이 의도적으로 '기만 및 과시'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4.5톤급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서 "최대사거리 500㎞와 최소사거리 90㎞에 대해 비행안정성과 명중 정확성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4.5톤의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적으로 탄도미사일의 탄두는 500㎏가량이지만 파괴력을 높이고 살상 반경을 넓히기 위해 고중량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도 한다.

북한은 지난 2021년 3월 2.5톤의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이번 주장에 따르면 당시보다 더 파괴력이 높은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는 뜻이 된다.

다만 이번 북한 발표는 우리 군 당국의 분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북한이 밝힌 두 미사일의 사거리는 각각 500㎞(최대사거리)와 90㎞(최소사거리)지만, 합참이 밝힌 사거리는 600여㎞와 120여㎞다.

첫 번째 탄도미사일의 경우 우리 군은 함경북도 청진시 앞바다에 탄착한 것으로 봤지만, 북한이 주장한 사거리대로라면 내륙에 떨어졌어야 한다는 게 군의 분석이다. 자칫 민가에 떨어질 경우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내륙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두 번째 발사된 탄도미사일에 대해 합참은 전날 '초기 단계에 비정상적으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부합하는 고도에 올라가지 못해 '실패'로 판단했다. 황해남도 장연에서 북동쪽으로 120㎞ 역시 내륙이고, 평양 인근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외에도 북한의 기술력에 비춰보아 4.5톤 중량의 탄두를 현 단계에서 성공했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 이 소식을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대내 매체에는 보도하지 않고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에만 보도했다. 아울러 관련 사진도 공개하지 않았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으론 사진 공개 시 우리 군의 추가 분석으로 '허점'이 발견될 것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에도 '다탄두 분리와 유도조정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서 이튿날인 노동신문을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이에 대한 추가 분석을 통해 북한이 과거 사진을 쓰거나 일부를 조작하는 '기만전'을 벌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의 기술력, 그리고 군의 분석의 정확성은 이달 중 다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보도에서 '화성포-11다-4.5'의 250㎞ 중등 사거리 비행 특성, 명중 정확성, 초대형 탄두 폭발 위력 확증을 위한 시험을 이달 중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1년 3월 25일 '화성-11다형'을 발사했을 때도 북한은 사거리가 600㎞라고 주장했으나 우리 군은 450㎞라고 발표해서 차이가 있었다"면서 "변칙성으로 식별의 문제인지, 과장의 문제인지는 이달 내 추가 발사 때 더 정확히 판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