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6·25 반미집회에 없는 중국…'밀착' 러 대사 옆자리 비었다
평양 반미집회에 러시아·베트남 대사 나란히…中 대사는 없어
북러 밀착 속 잠잠해진 중국 대사, 한 달 가까이 공개 활동 없어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6·25전쟁(한국전쟁) 74주년을 맞아 주민들을 동원해 개최한 대규모 반미 집회에 주북 러시아대사가 참석했다. 하지만 한국전쟁을 '항미원조'(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돕는다) 전쟁이라고 부르며 대대적으로 참전했던 중국의 왕야쥔 대사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아 북한과 중국이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지난 25일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반미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 촬영한 영상을 올리면서 "이곳 반미 시위를 위해 평양 시민 14만 명이 결집했다"라고 썼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전날 "우리나라 주재 외교단, 무관단 성원들과 조국에 체류하고 있는 해외동포들도 함께 참가했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나라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일본 교도통신이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영상을 분석해 마체고라 대사가 레바빙 주북 베트남 대사와 집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두 대사가 북한 관계자로 보이는 인물과 나란히 앉아 집회를 참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왕야쥔 대사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참석했다면 이들과 함께 자리했을 가능성이 높은 인사다.
왕 대사의 불참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를 '동맹' 수준으로 격상한 상황에서 북러와의 3각 밀착에는 동참하지 않으면서 한미와는 관계 관리를 하는 현재 중국의 스탠스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6월 25일을 '미제 반대투쟁의 날'로 정하고 거의 매년 대규모 반미 집회를 여는데 이곳에 러시아와 베트남 대사가 나란히 자리한 것만으로 이들 국가들이 공동으로 '반미전선'을 부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왕 대사는 실제 부임 이후 북한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으나 최근 들어 잠잠해졌다. 주북 중국대사관 홈페이지를 보면 왕 대사는 지난달 5월 30일 북한에 유학 중인 중국 유학생 대표 20명과 만난 이후 한 달 가까이 공개 활동이 없는 상태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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