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 행보 분야, 집권 초 '군사' 집중하다 점차 확대"
"집권 초 '軍최고지도자' 과시…권력 안정된 뒤 관심 분야 확대"
집권 초엔 김정일 최측근과 동행…"지지 얻고 입지 보장해줘"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매년 새해 첫 방문지가 집권 초에는 군사 분야에 집중됐다가 점차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연구원은 1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현안보고서 '김정은 집권 12년간 매해 첫 공개활동 특징 분석'을 발표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년 첫 공개활동 방문지는 해당 연도의 중요한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는 게 보고서 설명이다.
연구원이 2012~24년 신년 첫 공개활동을 분석한 결과, 군사 분야와 경제 분야가 각각 5차례씩으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분야의 경우 △서울류경수105탱크사단 방문(2012년) △대성산종합병원 방문(2013년) △국방과학원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 참관(2022년) △인민군장령 숙소 축하 방문 및 기념연회 참석(2023년) 등을 진행했다.
경제분야는 △평양 가방공장 방문(2017년) △순천린비료공장 방문(2020년)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 참석(2021년) △농기계전시회장 참관(2024년) 등을 했다.
2014년 제534군부대에서 건설한 수산물 냉동시설을 방문한 건 군인과 인민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방문으로 양 분야에 모두 포함 가능하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원은 김 총비서가 집권 초기에 해당하는 2012~2014년에는 정권의 물리적 기반인 군대와 관련 시설을 방문해 체제 결속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군대와의 친근감 형성 △김정일의 '선군사상' 계승 △군 최고지도자로서의 권위 과시 등 군에 기반한 권력기반 다지기 차원이라는 것이다.
김 총비서는 집권 초기 이후엔 군 관련 시설 이외에 다양한 분야 시설에 골고루 방문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5년 평양육아원·애육원 방문을 시작으로 매해 첫 방문지는 사회, 과학기술, 경제(농업 포함), 외교, 군사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권력의 안정화로 김 총비서의 정책 관심 범위가 확대됐고, 이에 따라 첫 공개활동의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이 권력 안정화에 기반해 모든 분야의 국정을 지휘하는 국가지도자로서의 위상을 과시하는 한편, 해당 정책분야 책임자들을 감시 및 격려해 정책 목표 달성을 독려하는 동시적 의미로 파악된다"라고 분석했다.
김 총비서가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발표한 뒤 2016~2021년 6년 간 김 총비서의 신년 첫 방문기관 중 5곳이 경제 및 과학기술 분야에 집중되기도 했다.
김 총비서의 신년 첫 방문지 동행자들은 해당 연도 전체의 김 총비서 공개활동 동행자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장성택 △2013년 최룡해 △2014·2016년 황병서 △2018·2021·2022·2024년 조용원이 해당 연도의 동행 횟수가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집권 초 신년 첫 방문기관 주요 동행자는 고령의 당·군 고위 인사들로서 이들은 김정일의 최측근들이었다"라며 "김정은은 이들의 지지 및 보좌로 권력의 안정적 승계를 추구하는 대신 그들의 정치적 입지를 보장하는 일종의 '후원-수혜관계의 정치'를 전개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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