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기구를 대남 공작 등 '적대적 임무' 전담 기구로 전환 가능성"

'2024년 북한 신년 메시지 분석과 정세 전망' 토론회
'투 코리아' 선언 후속 조치…금강산·개성공단 내 南 자산 활용 가능성도

2일 이화여자대학교 통일교육선도사업단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주최로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2024년 북한 신년 메시지 분석과 정세 전망' 토론회(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대남 기구의 정리·개편 작업에 돌입한 북한이 대남기구를 대남 공작을 담당하는 적대적 임무를 담당하는 기구로 성격을 완전히 전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2일 이화여자대학교 통일교육선도사업단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주최로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2024년 북한 신년 메시지 분석과 정세 전망' 토론회에서 올해 남북관계에 대해 "한동안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최 연구위원은 "북한 최고지도부의 적대적 대남 인식이 정책화됐다"며 후속 조치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역할이 미미했던 통일전선부 등 남북관계 전담 부서의 역할이 대남 공작 등 적대적 임무 담당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대표적 대남기구인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경우 그간 국면에 따라 대남 대화와 공작을 함께 담당해 왔는데 이번 '연말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남북관계를 '국가 대 국가'로 규정하는 '투 코리아' 노선을 선언하면서 앞으로 공작 업무만 담당하는 기구로 개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전날 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최선희 외무상 주도로 대남기구 폐지와 정리를 위한 협의회를 개최한 상황이다.

최 연구위원은 또 다른 후속 조치로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 내의 남측 자산을 임의로 활용하거나 처분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몇 년간 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의 남측 자산을 무단으로 철거해 왔는데 이제 자신들의 자산으로 만들어 운영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최 연구위원은 "이미 북한은 한국의 자금과 물자가 포함된 어떤 사업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면서 "이러한 태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공식화로 접경지역에서 드론 등을 활용한 군사정찰활동이 이뤄지는 등 남북 간 군사 충돌의 우려도 커졌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또 올해도 '신냉전' 구조를 적극 활용한 대외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위원은 "북한은 한미일 대 북중러의 냉전적 갈등 구조가 자신들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필요시 진영 간 갈등을 적극 조장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중·한러 관계 관리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