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군수공장 시찰… '무기 수출' 의지 다지며 한미 견제?

'국방경제 사업 방향' 제시… '우리식' 무기 강조하며 사격 시연도
방사포탄 등 공장 둘러봐… 한미연습 앞두고 무기 개발 수준 과시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오른쪽)가 군수공장에서 생산한 자동 소총을 직접 살펴보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하며 다양한 무기 개발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두고 북한의 향후 무기 수출을 염두에 두는 동시에 한미를 향한 군사적 견제 의도를 담은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6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지난 3~5일 사흘간 북한의 주요 군수공장들을 돌면서 이들 공장에서 제작·생산하는 대구경방사포탄과 저격무기, 전략순항미사일 및 무인공격기 발동기(엔진), 그리고 미사일 발사대 차량(TEL) 등을 두루 살펴봤다.

김 총비서는 특히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 공장을 참관한 뒤엔 "당 중앙위원회 제8기 5차 전원회의가 포치한 생산 공정 현대화 전망 목표 등에서 큰 성과를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란 KN-25로 불리는 북한의 600㎜ 방사포(다연장로켓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KN-25는 탄도미사일 기술이 적용돼 있는 데다 발사체가 비행 중 '풀업 기동'도 할 수 있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분류된다.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KN-25가 실전배치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총비서는 또 이번 군수공장 시찰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및 무인공격기용 엔진 생산 공장을 현지 지도하면서는 "최근 우리가 새로 개발한 전략무기들을 기술적으로 보다 세련시키고 계열 생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군수공장에서 생산한 저격용 소총과 자동 소총으로 직접 사격해보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신문은 김 총비서가 "발동기 성능과 믿음성을 부단히 제고하고 생산능력을 급격히 확대해가기 위한 방도적 문제"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앞으로 이들 순항미사일과 무인공격기의 대량 생산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문은 특히 김 총비서가 "발사대차(TEL) 생산을 힘있게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고 전해 그간 대량 생산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돼온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TEL 차량 생산 공정도 상당부분 개선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김 총비서의 이번 군수공장 시찰은 지난달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 제70주년 계기 '무장장비전시회' 및 열병식 참관에 뒤이은 공개 활동이란 점에서 국내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무장장비전시회를 함께 관람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세일즈'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상황이다. 이달 1~2일에도 러시아 고위 당국자들이 이용하는 '일류신(Il)-62M' 항공기가 평양을 다녀갔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래 전쟁 장기화로 부족해진 포탄 등 재래식 무기 수급을 위해 북한과도 접촉했단 의혹을 받아왔으며, 최근엔 북한제 포탄 등이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외신 보도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북한 김 총비서가 군수공장을 방문한 건 러시아 쇼이구 장관 방북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 수출과 북한의 군사장비 현대화를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3~5일 대구경방사포탄 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장 실장은 김 총비서가 이번 현지지도 과정에서 '국방경제사업의 중요 방향'을 제시한 것도 "군수공업이 내수만 충족시키는 게 아니라, 무기 수출을 통한 외화 획득 및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북한이 오는 18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 그리고 21일부터로 예정된 올 후반기 한미연합 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앞두고 김 총비서의 군수공장 시찰을 공개한 데는 자신들의 무기 개발 수준을 대내외에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총비서는 이번 현지 지도과정에서 '우리 식' 무기 개발 또한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김 총비서는 "우리 군대의 전쟁 준비를 더욱 완성해가는 데서 군수공장이 담당하는 중요한 책임과 임무"를 강조했다고 한다.

아울러 그는 "변화된 전쟁양상에 맞게 인민군대(북한군) 전선부대들과 유사시 적후에서 무장투쟁을 할 부대들이 휴대할 저격무기를 현대화하는 건 전쟁 준비에서 가장 중차대하고 시급한 문제"라고도 말했다.

김 총비서는 "경량화와 집중성 보장은 저격무기 개발·생산의 기본 핵심지표"라며 저격소총 사격을 직접 시연해보기도 했다.

북한은 한미 간의 연례 군사연습을 '북침 전쟁연습'이자 대북 적대정책의 대표 사례로 간주한다. 특히 올 후반기 UFS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역대급'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북한도 그 대응 수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