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감행한다면 풍계리 3번 갱도 유력…시기의 문제"
美대선 전후 감행할 수도…화산-31 등 전술핵탄두 시험 가능성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로 북한이 제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그 장소는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가 유력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정보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은 강 의원의 질의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장소는 함경북도 길주군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가 유력하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군은 "북한은 과거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제조 능력을 발전시키며 상당한 수준의 핵무기 병기화 능력을 확보했다"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5월 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의 3개 갱도를 공개적으로 폭파했으나, 2022년부터 3번 갱도를 복구하는 등 추가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해오고 있다. 민간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에선 3번 갱도로의 차량 통행 및 제설 작업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는 3번 갱도를 유지·보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최근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핵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향후 진행될 북한의 핵실험은 지난해 3월에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의 검증을 위한 시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이를 통해 KN-23 계열의 전술유도무기, 초대형방사포, 단거리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핵어뢰뿐만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장거리 탄도미사일에도 화산-31을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며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미국 대선 전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적 지형을 조성하고,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군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통해 "발전된 핵기술을 입증하고, 아울러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개발한 전술핵무기와 고위력 수소폭탄의 폭발 신뢰성을 확보해 핵능력 고도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군사적 목적도 내재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군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등 지휘부가 정치적 결단을 하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준비를 마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최근 3번 갱도로 핵실험을 위한 장비가 반입되는 등 임박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핵실험 준비는 밤이나 궂은 날씨에도 가능하기 때문에 정치적 결단부터 실제 핵실험까진 단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은 시기의 문제"라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위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오는 2030년이면 전술·전략 핵무기를 200여 개 보유할 것으로 내다보며 "북한의 전술핵 위협에 대응해 한국의 방어 체계를 강화하고, 미국과의 국방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능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원자력 정책을 전략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라며 "한미 원자력 협정을 미일 원자력 협정 수준으로 개정해 한국이 독자 핵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부연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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