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나뭇잎 아닙니다…집중호우로 떠내려 온 北 지뢰 ‘주의’

北, DMZ 등 접경지역에 지뢰 수만 발 매설
오물풍선 이은 ‘새로운 도발’ 가능성…軍 “다양한 가능성 열어놓고 대비태세 강화”

(서울=뉴스1) 조윤형 임여익 기자 =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 강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북한군이 접경지대에 매설한 지뢰가 폭우로 인해 남쪽으로 떠내려 올 위험이 제기됐다.

18일 이창현 합동참모본부 공보차장은 “남북공유하천 주변 또는 범람 지역에서 유실 지뢰 피해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들께서는 각별한 유의는 물론, 발견 시에는 가까운 군 부대나 경찰서에 신고해 주실 것을 당부드리겠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곳 중 일부는 임진강, 역곡천, 화강, 인북천 등 남북공유하천과 연결돼 있어 인근 지역 주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북한군이 매설한 나뭇잎 지뢰. (국방부 제공) 2024.7.17/뉴스1

최근 북한은 지뢰 매설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비무장지대(DMZ) 내 북측 지역 일부에서 수만 발의 지뢰를 매설하는 모습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의 매설 작업은 하루 평균 12~13시간씩 이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10여 차례의 폭발 사고가 일어나 다수의 사상자가 생기기도 했다.

이러한 지뢰 매설은 북한군과 주민의 월남(탈북)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지뢰) 설치 목적이 원래 지뢰의 목적인 방어용이라기보단 탈북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선지역 작업 중 사고로 실려가는 北군인 모습. (국방부 제공) 2024.7.17/뉴스1

문제는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시기임에도 북한이 유실을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 없이 지뢰를 매설 중이라는 점이다. 통상 지뢰를 매설할 때는 산사태와 토양 침식을 방지하는 사방 공사 등을 동반하는데, 북한군은 이러한 작업 없이 지뢰를 매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뢰 유실이 의도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마철 지뢰매설이 ‘오물 풍선 테러’에 이은 새로운 대남 도발 방식이라는 것이다.

군은 ”북한군의 오물 풍선 살포 수단 방법 변화와 함께 다양한 도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추가적으로 개방할 우려도 있다.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임진강 북측 황강댐 방류 징후가 포착됐다. 환경부는 새벽 3시경 촬영된 위성영상에서 하류 하천 폭이 증가된 것으로 보아 황강댐에서 방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아직 추정 방류량이 많지는 않아 수위를 계속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 북부 일대에 폭우가 내려 임진강과 한탕강 일대 곳곳에 홍수특보가 발령된 18일 오후 경기 연천군 군남댐에서 수문이 열려 많은 물이 방류되고 있다. 2024.7.1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전문가들은 이번에 주로 매설된 목함지뢰와 나뭇잎지뢰가 맨눈 식별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지뢰들이 굉장히 위험한데 특히 어린이들한테 위험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식별 교육이 필요하다”며 “우선 당국에선 목함지뢰와 나뭇잎지뢰, 이와 유사한 형태의 지뢰들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에 지뢰 유실과 관련한 우려를 전달하고자 했으나, 북한이 현재 남북 군 통신선을 차단해 연락이 어려운 상태다.

합참 관계자는 “유엔군사령부에 지뢰 유실 위험성을 얘기해 북한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북한이 연락을 안 받는다"고 전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