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규모 건설로 러시아에 '쇼케이스'…2년 전 결정된 '전후 복원' 파병
지난 2월에도 파견 의혹 나왔지만 확인되지 않아
유엔 회원국에 북한 노동력 투입은 대북제제 위반 행위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밀착 행보를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격전지인 도네츠크의 전후 복구 사업에 북한 노동자들이 파병될 가능성도 23일 재조명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에 대해 "러북 동향에 대해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북한의 군 중심의 건설 인력 파병 구상은 이미 지난 2022년부터 러시아 정부와 긴밀히 논의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주북 러시아대사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일할 준비가 돼 있는 양질의 북한 건설 노동자들은 (돈바스의) 파괴된 기간·산업 시설을 복구하는 과제 해결에 아주 중요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말했다.
데니스 푸실린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수장도 2022년 8월 언론 인터뷰에서 "도네츠크는 북한과 건설분야 협력을 위해 협상하고 있으며 첫 여단 규모 인력이 곧 도네츠크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대북제재 위반에 따른 추가 제재 문제, 북한 노동력의 임금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해 북러 간 논의가 실제 이행으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월에도 러시아에 북한 노동자 300여 명이 대거 파견됐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당시 사실관계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에 당시 미국 국무부 북한 인권 특사는 북한의 노동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에 파견될지 밝히지 않았지만 러시아에 파견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며 "(북한이) 새로운 노동자 집단을 해외로 파견하려는 움직임을 목격하고 있다"라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유엔 회원국이 북한 노동자를 수용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북러는 이를 피하기 위해 유엔 회원국이 아닌 도네츠크에 인력을 파견하는 '꼼수'를 마련했던 것으로 보인다. 군 인력이 주축이 된 것 역시 민간 차원의 파견에 비해 제재를 피할 명분을 마련하기 더 쉬웠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심화되기 전까진 외화벌이 차원에서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 사업에 노동자들을 장기간 파견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뒤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제2397호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2019년 말까지 북한 노동자들을 모두 돌려보내야 했다. 이 때문에 현재 북한의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일할 경우 제재 위반이 된다.
앞서 북한은 이미 수년간 '일 잘하는' 군인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과시해 왔다. 총 5만 세대를 목표로 평양 각지에 건설 중인 살림집과 각 지역에 건설한 대규모 온실농장 등 북한이 현재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건설 사업 모두 군이 도맡고 있다.
북한은 최근 '지방발전 20×10 정책' 이행을 위해 제124연대라는 이름의 인민군 부대를 새로 편성해 지방공장 건설에 투입하기도 했다. 지방공장 건설 현장 인근 부대에서 병력을 차출해 건설 현장을 전담시키는 것으로 병력은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은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공업공장을 건설하여 10년 안에 인민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최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방북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초고층 빌딩과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건물들로 가득 찬 새 거리를 보여 준 것도 자신들의 건설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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