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오물풍선 생화학 공격' 실효성 낮아…무기 전환 회의적"
전략연 이슈브리프…"생화학작용제, 풍향·풍속에 영향 많이 받아"
실효성 담보 어려운 풍선보다 드론 등 무인기 공격에 대비해야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오물풍선을 활용한 생화학무기 공격은 실효성이 낮아 북한이 대남 풍선을 생화학무기로 전환할 가능성은 작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13일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 관련 생화학 공격 위험성 진단'(강경호·김현중 신안보연구실)이라는 제목의 이슈브리프에서 "생화학작용제를 탑재한 풍선이나 열기를 통한 북한의 대남 공격 작전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작전에서는 풍향과 풍속 등 여러 환경적 요소에 큰 영향을 받는다"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생물작용제는 폐를 통한 호흡기 감염으로 살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분자 단위를 1~5 마이크론 크기로 줄이는 에어로졸화 과정을 거쳐 공기 중에 부유하게 된다. 이렇게 해야 넓은 지역에 걸쳐 효과적으로 퍼질 수 있고 감염력도 극대화된다.
그러나 풍선이나 열기구를 통해 공격 지점 인근에 도착한 이후 생물작용제가 특수 제작된 스프레이를 통해 에어로졸화 되어 공기 중에 살포되면 기온, 바람, 습도 등의 영향을 받아 지상으로 낙하하더라도 화학작용제와 달리 오래 남지 못하고 햇빛(UV) 등에 의해 빠르게 사멸된다.
보고서는 만약 기온이 낮고 풍속이 높은 경우, 풍선과 열기구는 남측으로 빠르고 효과적으로 날아갈 수 있지만, 공중에 살포된 생화학작용제 역시 빠르게 넓은 지역으로 흩어져 농도가 희석된다고 지적했다. 생화학무기의 효과를 측정하는 기본적인 척도인 'LD50'(Lethal Dose of 50%) 이하의 농도로 희석되면 대랑살상무기(WMD)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고 한다.
보고서는 "전략적·전술적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이 국제사회의 비난과 강력한 제재, 그리고 한국의 상응한 공격을 감수하고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풍선으로 생화학작용제를 살포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이 풍선이나 열기구보다 정밀하고 활용성이 높은 생화학 공격 수단으로서 드론 같은 장비를 사용할 가능성에 오히려 더 주목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방비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을 대상으로 소형 드론을 이용해 CS탄을 사용한 공격을 했고, 지난 2015~2018년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클로린 폭탄을 투하할 때 헬리콥터로 공중 투하해 큰 피해를 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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