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러 정상회담 기간 '전쟁능력' 과시…"핵보유 정당성 인정"

10~17일 재래식, 단거리·장거리미사일 등 전쟁 수행능력 공개
"중러 '北 무기개발 지지' 분위기 조성…북중러 공동전선 형성"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7일 국방공업기업소를 찾아 생산활동을 료해(점검)하고 "우리의 핵무력을 보다 급속히 강화하기 위한 중요활동들과 생산활동을 멈춤없이, 주저없이 계속 가속화해 나가라"라고 주문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전후 일주일간 전방위적인 전쟁 능력을 과시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핵 보유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7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생산하고 있는 국방공업기업소를 찾아 무기체계 생산을 점검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앞서 김 총비서는 지난 10일 240㎜ 방사포와 조종(유도) 방사포탄의 시험사격을 참관했으며 11∼12일에는 국방공업기업소들을 찾아 240㎜ 방사포대차 생산 실태를 점검하고, 저격무기 등 재래식 무기들을 살펴봤다. 15일엔 미사일연합부대를 찾아 새 전술미사일 무기체계를 점검했다.

10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재래식 무기, 근거리 미사일, 장거리 미사일 등 사거리 전 영역에 대한 전쟁 수행능력과 대미 억제력을 과시한 것이다.

북한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16~17일)을 끼고 중요 국방기업소 현지지도 형식으로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 대량 생산 체계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으로 한국과 미국 외에도 중국·러시아를 향한 메시지도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중러 정상회담 기간 무기 생산을 공개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며 사실상 '핵보유국'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효과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의 군사적 위협 중단'을 촉구한 것에 조응해 북한의 무기 생산과 미사일 발사가 중국과 러시아에 양해와 지지를 받고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함께 한·미의 군사적 위협을 경고하고 있으며 북한은 이에 대응한 전쟁억제력을 제고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북·중·러의 공동 전선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현지지도 행보에서 무기 '개발'보다 '실전화', '대량생산'에 초점을 맞췄는데, 이는 중국과 러시아에 사거리 전 영역에 걸친 미사일 생산국 및 핵보유국 위상에 있음을 과시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중러 정상회담이 끝나는 시점에 '화성-18형' 생산공장을 공개하는 등 시종일관 '양산'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향후 북러 정상회담에서 확실하게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발언을 끌어내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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