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보기관, 한미 균열 위한 '사이버 영향력' 공작에 협력 가능성"
통일연구원 온라인시리즈…러 대외정보국 국장 방북 결과 분석
北 사이버 외화벌이 지원 가능성도…"한국 안보에 중대한 위협"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과 러시아 정보기관이 한미 동맹 균열을 부추기고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사이버 공작에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3일 '러북의 정보기관 협력과 한국 정부의 대응 방안' 제목의 보고서에서 "러북 정보기관은 미국, 한미동맹·미일동맹, 한미일 안보협력 약화를 목표로 한 사이버 영향력 공작을 실행하기 위해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이 지난달 25~27일 평양을 방문해 리창대 국가보위상과 만났다고 밝혔다. 통상 정보당국 수장의 방문은 공개하지 않는 게 관례여서 이례적인 공개에 북러 정보기관의 협력 내용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당시 북한 매체는 "조선반도(한반도)와 러시아를 둘러싼 현 국제 및 지역 정세들에 대한 견해가 호상 통보되고 적대세력들의 가증되는 정탐 모략 책동에 대처해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실무적인 문제들이 폭넓고 진지하게 토의됐다"면서 "회담에서는 제기된 문제에 대해 완전한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만 보도했다.
오 실장은 "그동안 러북 정보기관은 사이버 영향력 공작을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면서 이번에도 '공동의 적'인 미국에 대한 사이버 영향력 공작을 실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 실장은 특히 러시아가 과거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한 사례를 지적하며 올해 미 대선에서도 허위 정보와 가짜뉴스 유포 등을 통해 러북에 유리한 정치인 대통령 당선을 도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마찬가지로 오는 2027년 한국 대선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자국 안보에 위협적인 후보를 낙선하기 위한 사이버 공작을 실행할 수 있다고 봤다.
러시아가 북한의 사이버 외화벌이를 지원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오 실장은 "북한 해킹조직은 2021년부터 암호화폐 자금 세탁을 위해 가란텍스 등 다수의 러시아 암호화폐거래소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러시아는 사이버 외화벌이에 협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방위비 분담금 문제나 독도 문제 등을 활용해 한미 동맹 균열과 한일 갈등을 부추기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등을 미 제국주의 패권 전략의 필연적 산물이라며 반미연대를 구축하고 사이버 공작을 진행할 가능성 △북한의 핵보유국 승인과 대북제재 해제를 관철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오 실장은 "북러의 사이버 공작은 한국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에 대응해 정부가 사이버보안법을 제정해 합법적인 사이버위협 정보수집과 분석 등 체계적, 지속적, 효율적인 사이버안보 대응 방안을 규정하고, 사이버위협 대응체계를 총괄하는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설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국정원의 대공수사 능력 활용, 경찰의 대공 수사 역량 증대, 한미일 고위급 사이버협의체와 한미 전략적 사이버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대폭 강화 등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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