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北 새 경수로 가동시 핵무기 생산능력↑…연간 10개"

영변 움직임 포착에 "플루토늄 생산능력 5배 증가 가능성"
"북한 핵프로그램 완성시 비핵화 협상 더 어려워질 것"

북한 영변의 핵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연구소 인근. (CSIS 제공)2020.2.12/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미국의 핵 전문가들이 북한의 영변 경수로가 완전 가동되면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능력이 4~5배 증가해 핵무기 생산능력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소리(VOA)는 2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이 영변 경수로를 완전히 재가동할 경우 이론상 연간 15~2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는 기존 5메가와트(MW) 원자로보다 3~4배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VOA에 말했다.

그는 "핵무기 1개에 필요한 플루토늄의 양을 4kg이라고 볼 경우, 1년에 15kg을 생산하면 거의 4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IAEA 이사회에서 "영변 경수로에서 증가된 활동이 관측됐다"라며 "지난 10월 중순 이후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배수가 관측됐다"라고 밝혔다.

북한 영변에는 5MW 용량의 원자로가 있으며, 북한은 이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핵무기를 만들어왔다. 또 북한은 2010년부터 영변 핵시설에 더 큰 실험용 경수로를 새로 건설해왔는데 이 경수로의 발전용량은 30MW로 추정된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12월 말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한 뒤 영변 핵시설에선 시설 확장 및 개축 작업 상황도 계속 포착되고 있다고 한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실험용) 경수로 주변에 건물을 늘렸다는 것은 원자로가 건설 단계에서 운영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징후"라며 "하루 24시간, 1년 내내 성공적으로 방사성 물질을 유지 관리, 처리하기 위해 앞으로 몇 달 안에 추가 공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험용 경수로가 준비기간을 거쳐 6개월에서 1년 후 완전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실제 핵무기 용량이나 개수가 늘어나는 것은 2025년쯤부터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핵과학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영변 원자로 가동과 관련 "상당히 보수적으로 봐도 1년에 약 20kg의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다"라며 "이는 5MW 원자로에서 생산되는 플루토늄 양보다 4~5배 더 많은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새 원자로에서 나오는 플루토늄은 연간 5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며 "만일 플루토늄과 무기급 우라늄을 결합한다면 연간 1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고도화할수록 비핵화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은 VOA에 "북한이 설사 협상에 나서더라도 비핵화 협상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고, 핵무기 능력 감축 협상조차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북한은 기껏해야 미국과 동맹으로부터 큰 양보를 받아내는 대가로 핵무기 능력에 제한을 두는 방향을 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