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승절' 사흘 앞… "그 어떤 대가 치러도 군사적 강세 확대"
노동신문 논설, '반미 대결' 부추기며 핵개발 정당성 부여
"경제발전 편중했다면 열핵전쟁 수십번 났다" 주장하기도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 제70주년을 앞두고 반미 대결의식을 부추기며 국방력 강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위대한 전승의 역사적 의의는 영원불멸할 것이다'는 1면 논설에서 "침략과 약탈, 야수성을 체질화한 원수들에 대한 환상은 곧 죽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특히 주민들에게 "인민의 반제계급 의식이 투철해야 승리자가 될 수 있다"며 "제국주의자들과 계급적 원수들의 본성은 절대로 변하지 않으며 원수들과는 오직 견결하게, 끝까지 싸워 이겨야 한다는 투철한 각오"를 지닐 것을 독려했다.
신문은 또 "적에 대한 환상이 원수들의 본성에 대한 무지의 표현이라면 공포는 적의 강대성에 대한 패배 의식의 발현"이라며 '적에 대한 공포'도 경계했다.
신문은 "그 어떤 대적도 압승할 수 있는 자위력 위에 영원한 평화가 있다.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군사적 강세는 멈춤 없이 더욱 더 빠른 속도로 유지 확대해야 한다"고 국방력 강화 또한 거듭 주문했다.
신문은 "만일 70여년 전에 우리 군력이 오늘처럼 막강했더라면 미제는 감히 전쟁을 일으킬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자면 절대적인 국가 안전 담보력을 갖춰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주장은 '과거 북한이 군사력이 강했다면 한국전쟁(6·25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한이 현재 추구하는 핵·미사일 개발 등 국방력 강화 노선에 대해 '전쟁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란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6·25전쟁이 자신들의 기습 남침이 아닌 미국의 북침에서 비롯됐단 거짓 주장을 펴왔다.
이런 가운데 노동신문은 이날 "만일 우리 국가와 인민이 남들처럼 경제발전에만 편중했더라면 이 땅에선 역사에 기록된 모든 전쟁보다 더 큰 참변을 빚어낼 열핵전쟁이 수십번도 일어나고 세계적 판도로 확대됐을 것이며 오늘의 문명 세계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주장 또한 핵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북한의 '병진 노선'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북한이 부족한 재원을 핵·미사일 개발에 탕진해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한미 등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올해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아 대대적 경축을 예고한 '전승절'이 다가옴에 따라 그간의 국방력 강화와 그 성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반미 대결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연일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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