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코로나19 방역' 국가비상방역사령관에 정경택 국가보위상

작년 9월부터 관련 사업 총괄…기존 박정천에서 교체된 것으로 파악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달 25일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90주년 계기로 개최한 열병식에서 행진하는 국가보위성 요원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관리하는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사령관이 정경택 국가보위상인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사령관에 정경택을 임명해 방역 사업을 운영 중이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작년 6월 정치국 회의에서 신의주 인근의 의주방역장 부실 건설 등 코로나19와 관련한 최중대과업수행을 태공(태업)한 문제로 군을 질타했다. 리병철 정치국 상무위원이 이를 이유로 경질되기도 했다. 이후 9월 비상방역사령관은 박정천 당시 군 총참모장에서 정경택으로 교체됐고, 우리나라 국가정보원 격인 보위성이 비상방역사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가 보도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비상방역 지침서'를 보면 당국은 당시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보위성에 보고하도록 했다. 도·시·군 보위성의 역할도 강조됐는데, 이 같은 방식은 현재까지도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여러 기관이 연계해야 하는 비상방역사업 특성 상 보위성이 '컨트롤 타워'를 맡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보위상이 사령관이 되면 군이 전면에 나서 총괄하는 것보다 기관 간 협조나 민심 관리 차원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은 이달 1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처음 보고했다. 그 뒤 의약품 공급에 차질을 빚자 김정은 당 총비서의 특별명령으로 군의(의료)부문을 투입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최근 사태 수습에 다시 군을 투입하는 일이 많아지긴 했지만 책임은 여전히 보위성에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주재한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면서 간부들을 질책한 바 있어 향후 비상방역사업과 관련해 보위성의 역할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내달 상순에 당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하고 있어 이 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묻는 인선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