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시아 파병, 돈 아닌 '미국 굴복'이 목적"
북한, 과거 해외파병 때도 '경제적 마이너스' 감수
"이번 파병은 미래 한국, 미국과 싸우기 위한 포석"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대규모 전투부대를 러시아에 파병한 목적은 '경제적 이익'보다 '미국의 굴복'에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다.
미야모토 사토루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19일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그 전망'이라는 제하의 이슈브리프를 통해 "북한이 무기 지원 및 해외파병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최대 적인 미국과 그 동맹국을 굴복시키는 데 있다"면서 "경제적인 보상은 부차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과거에도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면서 해외파병을 지속해 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북한이 군사적 지원을 해온 베트남이나 이집트는 외화나 보상을 기대할 수 없는 가난한 나라들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이 파병에 대한 보수를 받은 적은 있지만 공군 조종사 등 파병 인력 양성에 훨씬 막대한 비용이 소요돼 사실상 경제적으로 마이너스 효과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의 적국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은 북한이 타도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에 북한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줄곧 러시아를 지지해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대외 정치활동을 우리 혁명 발전의 기본 장애물이자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나가야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을 결심한 계기를 두고는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결정적이었던 걸로 보인다"면서 "이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9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세부적인 논의가 오갔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북한은 이번 파병을 통해 포로가 발생하는 것을 매우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자국 군대를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를 넘어 우크라이나 땅까지 투입할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그는 "베트남전에서 북한군 전사자는 있었지만 포로는 발생하지 않았고, 제4차 중동전쟁 때도 북한은 포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군부대를 후방에 배치해달라고 이집트에 요청했다"면서 "이번 러시아 파병에서도 포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향후 북한의 대남·대미 전략에 대해서는 "타국에 부대를 내보낸 동안은 자국의 방어 능력이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 파병은 '현재'가 아닌 '미래'에 한국 또는 미국과 싸우기 위한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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