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학생 90% 이상이 한국 국적…부산 여행 소감도"
일본 여행서 재일동포 만난 사연…"한국 가면 외국인 취급"
북한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일본…"임시 여권 필요"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학생 90% 이상이 한국이에요. 나머지 5%는 조선적(북한 국적)이고, 나머지 5%는 일본국적입니다"
지난 7월 일본의 한 '조선학교' 학생주임이 한국 유튜버에게 들려준 말이다. 지난 18일 유튜버 '골드체인'은 일본 여행 중 우연히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산하 학교를 지나가다 알게 된 재일 교포 자손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유튜버는 지난달 통일부를 찾아 '북한 주민 접촉 신고'를 했다고 알리며 영상을 시작했다. 최근 영상에서 그는 학교 축제를 즐기며 일본어와 북한말을 유창하게 하는 교직원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담았다. 또 그날의 인연으로 며칠 후 해당 학교의 학생주임을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선학교'의 학생주임은 "해방 이후 일본에 200만명의 조선(북한) 사람이 있었는데 100만명은 돌아가고 나머지는 남았다"며 "(북한 정부가) 거기서 애들을 공부시키라고 해서 일본 전국에 학교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곳의 학생들은 1945년 해방 이후 일본에 남은 북한 사람들의 4·5세다. 주임은 "여기 학생들은 고급부(고등학교) 3학년 겨울이 되면 3개월 혹은 6개월 동안 (북한에 가서) 교양을 받고 일본에 와서 교원이 된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총련 조선대학교 졸업 학년 학생 조국방문단이 비행기로 평양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두 차례 보도한 바 있다. 앞서 일본 마이니치 신문도 지난 7월 북한 당국이 조선대학교 대학생 140명에 대해 방북 특별 허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종료 후 북한 정부가 총련 단체에 내린 첫 허가였다.
'재일 조선인 3세'라고 주장한 학생주임은 자기 고향은 제주도라고 말했다. 해당 채널에 출연한 이곳 학교 교직원들 대부분도 고향은 대한민국 전라남도 나주, 경상남도 창원, 전라남도 여수 등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국에 가본 적은 있는지' 묻자 학생주임은 '부산 여행'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머리 모양도 다르고 얼굴도 달라서 부산 사람들 대부분 나를 일본인으로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양에 가면 "'이제까지 수고했다'라고 인정을 하니까 정이 들었다"며 "'내가 있을 자리가 어디인가'라고 생각했을 때 그때 (어디에 있어야 할지)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북한 당국이) 우리를 민족의 넋을 지키려고 고생하고 있는 영웅으로 봐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본인의 국적이 북한이라면서도 "일본은 조선(북한)이라는 나라를 인정하지 않아서 국적이 없다고 볼 수 있다"며 "한국에 가려면 영사관에 가서 임시 여권을 받고 여행을 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일본은 북한과 미수교 상태로 북한을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에 총련 교포 중 일부는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북한의 '특별 허가' 관련해 한국 국적자가 방북하려면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다만 총련 대학생 중 한국 국적을 가진 학생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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