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대상 北유조선 3척 러시아 근해서 포착…불법 유류 거래 추정"
금진강2호·금운산호·신평11호 동해에서 북상 중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유조선 여러 척이 러시아 방향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8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선박위치정보 제공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북한 유조선 금진강2호와 금운산호가 각각 한반도 동해상에서 북상 중인 것이 포착됐다.
또 북한 유조선 신평11호는 북한 서해에서 남하한 뒤 상하이 인근 해역에서 뱃머리를 동쪽 대한해협 방향으로 틀었다. 전례로 볼 때 제주도 남해상과 대한해협을 거쳐 한반도 동해로 이어지는 경로를 운항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한반도 동해를 운항 중이거나 동해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의 목적지가 북한 동해의 항구나 러시아 극동지역의 항구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북한 서해를 출발한 유조선이 큰 반원을 그려 동해로 갈 확률은 낮은 만큼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러시아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북한 유조선이 러시아 해상에서 발견되는 사례는 최근 급증했다.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는 지난 6일 러시아 나홋카항에서 남서쪽으로 72㎞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천마산호는 지난 2018년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불법 선박 간 환적에 연루됐다며 제재 대상에 올린 27척 중 하나다. 천마산호는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조치를 모두 취해야 한다는 조항이 붙어 다른 선박보다 제재 수위가 높다.
북한 유조선 신평5호도 지난 24일 나홋카항 인근 해역에서 위치 신호가 포착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한국 유조선 우정호였던 신평5호는 2019년 북한으로 소유권이 불법 이전된 이후 북한의 유류 운송에 활발하게 투입되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VOA는 최근 선박 업계에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유류 운송할 유조선을 찾는다는 선박 수배 공고문이 배포됐다는 사실로 미뤄 이같은 동향이 '불법 유류 거래'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공고문은 러시아 회사는 지난달 초 러시아 극동지역의 보스토치니 항구에서 유류 7000~8000톤을 선적해 북한 남포로 옮겨줄 유조선을 찾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북러 간 유류 거래는 미국 정부도 주시하는 사안이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지난달 2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올해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 양이 이미 유엔 안보리가 정한 한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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