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영상점 변화 감지…'체인점' 등장에 '전산화'까지

"김정은 집권 이후 국영상점의 현대화 추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평양 송신·송화지구 송화거리에 위치한 상점.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 이후 북한 국영상점의 운영 방식에 전산화가 도입되고 체인점까지 등장하는 등 '현대화' 차원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황주희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KDI 북한경제리뷰 2024년 5월호'에 게재한 '노동신문으로 본 김정은 시대 평양의 국영상점'이라는 글을 통해 "과거 종합시장과 국영상점은 경쟁적 구도로 운영됐는데 김정은 시기의 국영상점은 현대화⋅고급화 전략으로 종합시장과는 차별되는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시기 북한이 취한 경제개혁 조치는 시장 운영 원리를 제도 내로 포섭하고 사회주의 계획 경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북한이 '사회주의 기업책임 관리제'를 실시하면서 자영업을 제도 내로 수용하고 국영상점의 역할을 제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영상점의 인테리어나 판매 방식은 기존 시장과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진다고 소개했다. 황 연구위원은 "시장은 낡고 오래된 이미지이지만 국영상점은 '팬시'(Fancy)한 이미지로 북한의 소비자를 끌어당기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기존 국영상점이 고객 요청에 따라 판매원이 물품을 꺼내주는 방식이었다면, 현재 상점은 소비자가 자유롭게 상품을 고르고 판매원에게 결제해 주는 '쇼핑'의 판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변화의 사례로 황 연구위원은 2014년 12월 평양에 '황금벌 상점'이 도입된 것을 꼽았다. 이 상점은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하는 체인점 형태 상점으로 보통강·중구역 등에서 동시에 개점했으며, 이후 모란봉·낙랑·평천구역 등으로 확대됐다고 한다.

황 연구위원은 상점 운영이 '전산화'된 것도 특징으로 꼽으며 "평양시 평천구역 식료품 종합상점의 경우 산하에 40여 개의 식료상점들이 입점하고 있으며 상품의 구입⋅보관⋅공급⋅판매 등의 경영 업무가 전산화돼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면서 "미래 식료품 상점의 경우 카드 결제기를 도입하고 판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글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평양 상점의 수는 총 216개다. 또 노동신문이 '상점'과 관련한 보도를 한 것은 총 1566건이며, 이 중 '평양시 상점'과 관련된 기사는 550건으로 전체 보도의 약 35%를 차지했다.

이를 두고 황 연구위원은 "상점의 운영이 평양시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도 평가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