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역에서 제3국 선박 포착…해외 선박 구매 가능성

"식별장치 끄고 운항…대북제재 위반 선박 행태와 유사"

선박위치정보 '마린트래픽'에 나타난 '용신'(Yongxin)호.(마린트래픽 갈무리)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 해역에서 제3국 국적의 선박이 포착됐다. 북한이 새 중고 선박을 구매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의소리(VOA)는 선박위치정보 '마린트래픽'을 인용해 4일 오후 3시쯤 남포항 인근 대동강변에서 부르키나파소 선적의 '용신'(Yongxin)호의 위치 신호가 확인됐다고 5일 보도했다.

용신호는 4일 정오쯤 북한 서해에 나타나 3시간에 걸쳐 남포로 이동했다. 남포항 인근에 도달한 직후 지도상에서 사라졌는데, 이는 선박 위치 신호를 외부로 발신하는 자동식별장치(AIS)를 껐다는 것을 의미한다.

VOA는 부르키나파소가 바다가 없는 육지 국가인 만큼 용선호 선주가 선박을 자국에 등록하지 않고 제3국에 치적하는 '편의치적' 방식으로 선박을 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용신호는 지난달 중국 황하강에서 출항했다. 용신호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고유번호 대신 언제든 변경할 수 있는 해상이동 업무식별번호(MMSI)만 외부로 발신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회원국들은 IMO 번호로 북한 선박, 대북제재 선박을 식별하는 만큼 용신호가 IMO 번호 대신 MMSI만 공개하는 것은 수상한 행적이라고 VOA는 지적했다.

VOA는 "과거 대북제재 위반 선박이 보여온 행태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용신호의 제재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에도 팔라우 선적의 '시시 나인'(C Sea Nine)호가 북한 근해와 남포 계선 등에서 선박 위치 정보를 발신한 바 있다. 5월에도 중국 화물선과 어선, 바지선 등 5척이 남포 일대에서 포착됐다.

VOA는 북한 선박이 주로 머무는 남포 일대에 제3국 선박이 기항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북한이 외국으로부터 선박을 구매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VOA는 "북한이 중국 등 외국에서 선박을 구매하면 해당 선박이 북한 깃발을 달기 전까지 이전 선박의 등록 정보가 외부에 드러난다"라며 "북한이 이런 방식으로 용신호를 구매했다면 이를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에 따라 북한이 다른 유엔 회원국으로부터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