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 북한 선박 2척, 중국 근해서 포착…'제재 위반' 의심 항적"

VOA 보도…"4개월 간 8척 포착, 불법 환적 연루 가능성"

북한 나진항.(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유엔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선박이 최근 중국 근해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7일 보도했다.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유엔 제재 대상 선박인 유조선 천마산호가 지난 1일 중국 닝보-저우산 항에서 북동쪽으로 약 130㎞ 지점에서 잠시 신호를 발신한 뒤 사라졌다.

이 지점은 인근 중국 섬에서 동쪽으로 약 38㎞ 떨어진 해상으로, 천마산호의 뱃머리는 북쪽을 향하고 있었다.

천마산호는 이곳에 나타나기 전까지 어떤 항적도 남기지 않았는데, 이는 선박의 위치 정보를 발신하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운항했다는 의미다.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는 또 다른 북한 화물선 지성 8호는 지난 4일 중국 산둥성 동쪽 끝자락에서 남쪽으로 약 70㎞ 떨어진 해상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운항하던 중 돌연 위치 신호가 사라졌다.

VOA는 "국제사회 제재로 사실상 공해상 운항이 금지된 이들 선박 2척이 어떤 이유에서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중국 해상에서 AIS 신호를 노출했는지 의문"이라며 "현재로선 이들 선박이 중국 근해에서 불법 선박 간 환적 등 불법행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 10월 공개한 중간보고서에서 북한이 여전히 공해상 선박 간 환적 등 불법 방식을 동원해 불법 유류 수입과 석탄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며 불법 환적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마린트래픽 자료 등을 살펴본 결과 지난 8월 이후 약 4개월 동안 중국 영해에서 발견된 유엔 대북제재 선박은 지성 6호와 남산 8호, 성관호, 안산 1호, 유선호 등 총 8척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IS 신호를 아예 켜지 않은 경우까지 합치면 실제 이런 선박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VOA는 또 중국 영해에서 발견된 제재 선박이 종종 북한 해역에서 다시 포착된다는 점에서 중국이 이들 선박을 억류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