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질타' 뒤에도 내각에 힘 싣는 북한… "지시에 절대복종하라"

노동신문 "경제문제 모두 집중"… '내각 중심' 운영기조 유지
'고강도 검열' 후속조치는 26일 최고인민회의서 공개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김덕훈 내각총리(흰색 상의).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경제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해선 '경제 사령부'인 내각의 지시·지휘에 절대복종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경제 사업을 강한 규율 속에 진행하는 기풍을 확립하는 것에 당이 제시한 '인민경제 발전 12개 중요 고지' 점령의 성과 여부가 달려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신문은 "국가 경제 사업을 강한 규율 속에 진행하자면 사업체계와 질서부터 정연해야 한다"며 "그러자면 장악 보고체계가 정연하게 세워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문은 특히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의 요구에 맞게 경제사업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내각에 집중시키고 내각의 통일적 작전과 지휘 밑에 경제 사업을 진행해가는 강한 사업체계와 질서를 세울 것"을 요구했다.

경제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뭐가 잘못되고 있는지를 제때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제대로 세우려면 각 부문에선 내각에 시시각각 상황을 보고하고 또 내각의 지시를 이행하는 질서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국가적 승인과 감독통제 없이 자의대로 건설공사를 진행하거나 주문 계약과 협동생산 규율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인민경제계획 수행에 지장을 주는 것과 같은 무규율적 현상들은 당과 국가사업을 저해하는 엄중한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보도 내용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달 간석지 침수현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질책하며 했던 말들과도 유사하다.

김 총비서는 당시 간석지 배수 구조물 설치 공사가 '날림식'으로 진행했다며 "간석지건설국이 이런 건설을 자의대로 승인하고 망탕(되는대로 마구) 할 때까지 내각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 행정경제규율이 얼마나 문란한가"라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또 "지금 내각에 사업체계가 올바로 세워져 있지 않다" "내각의 모든 행정경제 사업들이 제가다리로(제각기) 움직이고 있다"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다" 등의 말로 내각을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었다.

이 때문에 김덕훈 내각총리의 경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날 노동신문 보도를 봤을 땐 북한 당국이 내각 중심의 경제운영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내각의 지시 집행에 모범을 보인 단위들의 사업 경험을 예로 들면서 "내각의 지시·지휘에 절대복종하고 그것을 철저히 집행하는 기풍을 세우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내각의 결정은 무조건 집행해야 할 법적 과제"라고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다만 경제 부문의 '내각 중심제' 원칙 유지와 별개로 김 총비서가 관련 분야에 대한 고강도 검열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는 머지않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는 오는 26일 개최가 예고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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