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셀카' 김금영 활약상 전하는 北…'체육 선전' 지속
지난달 훈련 공개 후 한 달만…'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1위
北, 2028년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평양 유치…'적극 활동' 전망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 김금영 선수의 활약상을 북한 매체가 적극 선전하고 있다. 한때 남한 선수와의 '셀카 논란'도 있었지만 입지와 위상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자 보도에서 "우리나라의 김금영 선수가 2024년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경기에서 영예의 1위를 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에서 진행된 이번 선수권 대회에는 북한과 중국, 태국, 우즈베키스탄, 인도를 비롯해 20여개 나라와 지역에서 선발된 200여 명의 남녀 선수들이 참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김 선수의 기술적 특징 등을 자세히 언급하기도 했다. 신문은 "왼손감아잡기 선수로서 빠른 이동 능력과 근거리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 김금영 선수는 다양한 전술을 활용하고 특기 기술을 잘 살려 (중략) 결승경기에 진출했다"라고 보도했다. 단신 형태로 우승 소식만 싣던 과거와 달리 구체적인 선전에 나선 것이다.
지난 13일 김금영 선수는 북한 탁구 최초로 아시아선수권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금영은 혼합복식에서는 리정식과 짝을 이뤄 은메달을 땄다.
김금영은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리정식과 팀을 이뤄 혼합 복식 은메달을 땄다. 당시 시상대에서 동메달리스트 임종훈-신유빈과 함께 '셀피'를 찍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간 뒤 셀카 촬영을 이유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 "한국 선수를 비롯한 외국 선수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당국의 특별 지시를 위반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지난달 조선중앙TV는 김금영과 리정식 등 북한 탁구 선수들이 멀쩡히 훈련에 매진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우려를 불식했다.
당시 김금영은 인터뷰를 통해 "성과는 계속 살리고 결함들은 극복하면서 온 집단이 하나로 단합해 우리의 공화국기를 창공 높이 휘날릴 일념을 안고 다음번 국제경기를 위해 맹렬히 훈련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직접 전하기도 했다.
다만 주요 외신에서 이들의 '셀카' 사진이 올림픽 10대 뉴스로 선정되기도 한 만큼, 국제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선수들의 처벌 가능성에 대한 외부의 우려도 높아지자 북한도 이를 의식해 큰 처벌 없이 각종 매체에 모습을 공개했을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2024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을 극진히 대우하는 모습을 신문과 방송에 연일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이 귀국할 때도 윤정호 대외경제상(축구협회 위원장) 등이 공항까지 마중 나가 꽃다발을 전달하고, 평양에서 '카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등 시민들의 환대를 받았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과 감독들을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만나 "우리 여자축구선수들이 자랑스럽게 쟁취한 승리는 온 나라에 낙관과 희열을 더해준 고무적 경사이자 애국적 장거"라며 "체육인들이 국제경기에서 안아오는 성과들은 우리 인민을 더욱 단합시키고 투쟁의 길로 힘있게 떠밀어주고 있다"라고 치하한 바 있다.
북한이 선수단에 이렇게 극진한 대우를 하는 이유는 체육인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체육 성과를 국가적 성과로 부각하며 애국심과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북한은 2026년 아시아주니어탁구선수권, 2028년 아시아탁구선수권 대회를 평양에 유치해 앞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 관련된 선전 활동을 적극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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