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뢰한국서 차단 받고 재업"…김정은 선전영상 다시 올라왔다
김정은 찬양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 유튜브에 다수 게재
"北 선전에 세뇌될 가능성 거의 없어…전향적 조치 필요" 의견도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정부가 북한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 동영상에 대해 차단 조치를 한 것을 비웃듯 북한 선전 유튜브 채널에 또다시 해당 동영상이 게재됐다.
유튜브 검색창(5일 기준)에서 '친근한 어버이'를 입력하면 북한 당국이 제작한 '친근한 어버이' 영상이 여러 개 검색된다.
이 영상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친근한 어버이'라고 칭하며 '위대한 영도자' 김 총비서가 북한 주민들을 사랑으로 품에 안고 정으로 보살핀다는 내용으로, 김 총비서를 우상화하는 선전가요의 뮤직비디오다. 북한은 지난 4월 이 영상을 처음 공개한 뒤 내부 선전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메아리'라는 이름의 채널에 올라온 영상 제목에는 '괴뢰한국지역에서 차단 받고 재UP'(업로드)라며 우리 당국의 차단 조치를 조롱하는 듯한 문구도 삽입됐다. 이 채널에는 직접 접속이 불가능하지만, '친근한 어버이'로 검색할 경우 해당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상태다.
친북단체가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재미동포전국연합회의 유튜브 채널에도 '[화면음악] 친근한 어버이'란 제목으로 영상이 다시 게재됐다. 재미동포전국연합회의 공식 홈페이지는 '안보위해행위'를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해 접속이 차단됐는데, 이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유튜브 채널과 영상엔 접속할 수 있는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친근한 어버이' 동영상 접촉 차단을 의결했다. 일주일 뒤인 27일에도 같은 영상 33건에 관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는 국가정보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국정원은 △북한 내부가 아닌 북한 외부와의 연결을 위해 운영하는 채널에서 게시된 점 △주요 내용이 김정은을 일방적으로 우상화하고 미화·찬양하는 점 등 대남 심리전과 연관된 전형적인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에 해당한다며 방심위에 차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우후죽순처럼 계속 생성되는 채널과 게재되는 영상을 사후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지며 오히려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메아리 채널의 해당 영상에는 한국 국적 이용자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이 다수 달려있다. 다만 우려와 달리 대부분 김 총비서와 북한 체제의 문제를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내용이다.
북한의 선전용 콘텐츠를 접한 우리 국민이 북한 체제를 동조할 수 있다고 보고 무조건 차단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란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해당 콘텐츠들이 국민의 정서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한의 국력이 북한을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남한 사람들이 조잡하고 편향적인 북한의 선전 콘텐츠를 시청한 뒤 북한 당국에 세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라며 "전향적인 조치를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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