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비전 없는 우리나라 도시재생, 사업 종료와 함께 활기 잃어"

울산 북구의회 조문경 의원 본회의 5분 자유발언서 지적
지난 9월 울산 최초로 '도시재생 사후관리' 조례 제정

울산 북구의회 조문경 의원이 제223회 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울산 북구의회 제공)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우리나라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사후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20일 오전 열린 울산 북구의회 제22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기됐다.

울산 북구의회 조문경 의원은 이날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시행했던 수많은 곳이 사업 기간 중에만 반짝 빛을 냈다가 도시재생사업의 종료와 함께 활기를 잃어갔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날 도시재생사업의 문제점으로 '장기적인 시각 부족'을 꼽으며 철강산업을 바탕으로 성장한 스페인 도시 빌바오의 사례를 들었다.

1970년대 산업 호황기에 스페인 제1의 부자 도시로 여겨졌던 빌바오는 1980년대 세계 철강업계가 급변하자 실업률이 35%에 달하고 인구의 20%가 급감하며 몰락의 위기를 맞았다. 이때 빌바오는 25년간 장기적인 도시재생사업을 시도해 오며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상징물로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다.

조 의원은 “빌바오의 성공 사례는 도시재생이 단순한 건물 리모델링이나 인프라 개선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도시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도시재생의 핵심 원칙을 보여준다”며 “우리나라도 빌바오의 사례를 교훈 삼아 도시재생의 장기적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구는 염포·양정 도시재생사업, 화봉꿈마루길 도시재생사업, 천걸음 이화정 마을 도시재생사업 등을 실시해 왔다. 현재는 총 33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농소1동 도시재생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울산 북구의회는 지난 9월 울산 지자체 중 최초로 ‘울산광역시 북구 도시재생사업 사후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 따르면 도시재생사업이 끝난 후에도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그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또 예산 지원을 통해 주민이 직접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날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는 이선경 의원의 ‘북구 거주 북한이탈주민 164명 대상 지원책 마련’, 박정환 의원의 ‘북구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김정희 의원의 ‘북구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 유도책’ 등이 제시됐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