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취직 걱정마" 울산서 23억 챙긴 전 노조간부 경찰수사에 극단선택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울산지역 대기업 정규직으로 자녀를 취업시켜주겠다고 수 억원을 가로챈 대기업 전 노조간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30일 울산경찰에 따르면, 노조 대의원 출신인 60대 A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A 씨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동안 대기업 취업을 갈망하는 지인들에게 자신이 회사노조 대의원을 수차례 역임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노조간부와 인사부서 직원들을 잘 알고 있어 자녀들을 취업시킬 수 있다"고 속였다.

A 씨가 이런 방식으로 속인 피해자는 3명, 편취한 금액은 5억원으로 파악됐다.

A 씨와 공범이자 주범으로 판단되는 또 다른 노조 대의원 B씨(50대)의 경우 피해자 30명, 피해 금액만 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경찰 출석 조사가 진행되기 전, 부담감을 느끼고 극단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B 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B 씨에 대한 수사는 종결된다.

수사 결과, A 씨는 피해금 대부분을 주식에 탕진하고 B 씨는 골프나 유흥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또 A, B 씨의 범행기간은 2017년 3월께부터 올해 1월까지 장기간 이어져 왔는데, 공개 채용이 자주 있지 않은 점을 악용해 "올해 안되면, 내년에 될 거다"며 차일피일 미뤄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피해자들이 올해 1월 초 회사로 찾아가며 범행이 발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인이나 노조간부 추천으로 대기업 입사 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유사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경찰청은 올해 3월부터 올해 말까지 303일간 10대 악성 사기 특별 집중단속 기간을 벌이고 있다.

jooji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