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섬 '죽도' 시민 품으로… 관광자원화 사업 남은 과제는?
해상교통관제센터 이전 후 10여년째 발길 끊겨
2일 울산 남구-울산시교육청 '무상임대' 업무 협약
-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6일 오전 울산 남구 장생포 울산해양경찰서 울산항파출소 뒤편 야산으로 오르는 계단 앞 철문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다.
한때 섬이었던 죽도는 지난 1995년 장생포 일대 바다가 매립되면서 섬의 모습을 잃고 육지가 됐다.
죽도가 재조명되기 시작한 건 지난 1962년 천연기념물 제126호로 지정된 ‘울산 귀신고래 회유해면’ 표지석이 세워지면서부터다. 현재 표지석은 고래생태체험관 광장 뒤편으로 옮겨졌다. 그 옆에는 ‘환상의 섬 노래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장생포 출신 가수 윤수일은 유년 시절 장생포 해안에서 200여미터 떨어진 죽도까지 헤엄치며 놀았다고 한다. 훗날 그는 죽도를 그리며 ‘환상의 섬’이라는 곡을 만들었다.
이날 방문한 죽도에는 ‘환상의 섬’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 있었다. 섬에 남아있는 낡은 3층 건물은 옛 해상교통관제센터로, 당시 외부인 출입금지시설이었다.
이후 지난 2013년 해상교통관제센터가 인근 건물로 이전하면서 10여년째 사람 발길이 끊긴 상태다.
관할 지자체인 울산 남구가 고래문화특구와 연계해 관광지 개발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죽도의 부지 소유주인 울산시교육청이 유상 매입을 요구하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방치돼 온 것이다.
그러다 지난 2일 울산시교육청이 남구에 ‘무상 임대’라는 전향적 결단을 내리면서 남구의 ‘죽도 관광 자원화 사업’에 속도를 붙게 됐다.
‘죽도 관광 자원화’의 앞으로 남은 과제는 죽도만의 관광 콘텐츠 발굴과 고래문화특구와의 연계 방안이다. 죽도 인근에는 울산검역소, 남구도시관리공단, 울산해양경찰서, 해양수산청 등 관공서가 대거 밀집해 있어 관광객을 끌기 위한 색다른 매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날 친구들과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를 찾은 최민석(29)씨는 “수국 축제나 고래축제가 열릴 때마다 장생포에 놀러 왔지만 죽도라는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타지역에도 죽도라는 이름의 관광지가 있는 만큼 장생포만의 색을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구는 죽도 내 노후한 건물을 개선해 지역의 로컬 콘텐츠를 활용한 전시 및 전망 공간,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비는 총 11억 원으로 국비 5억5000만원(50%), 시비 2억7500만원(25%), 구비 2억7500만 원(25%)을 투입한다. 앞서 남구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자원 개발사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남구는 업무협약 이후 실시설계를 거쳐 조감도를 완성한 뒤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같은 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보고 있다.
남구 측은 “이번 업무협약으로 장생포 원주민이 염원하던 죽도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으며, 연간 최대 150만 명이 방문하는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와 연계해 지역주민 및 교육 가족을 비롯한 특구를 찾는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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