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 지키자" 울산 곳곳서 고려아연 ‘1인1주식 갖기’ 물결

예술·시민단체 및 향우회 동참 촉구 목소리 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시민의 지지 당부”

울산예술인총연합회와 울산문화원연합회는 23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회견을 열었다.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영풍그룹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 가운데 울산 각계에서도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한 목소리가 연일 제기되고 있다.

우선 울산예술인총연합회와 울산문화원연합회는 23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회견을 열어 50년간 울산에서 성장해 온 향토 기업인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한 '1인 1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고려아연은 아연, 납, 은 등의 제련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고,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독자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산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주식 공개매수는 개발 투자 축소, 핵심 인력 유출, 해외 매각 등이 시도될 수 있어 매우 우렵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가기간사업 보호를 위해서도 사모펀드의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120만 울산 시민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울산범시민사회단체연합가 23일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한 전국민 1인 1주 갖기 운동을 촉구하는 회견을 열었다.

이어 울산범시민사회단체연합도 적대적 M&A반대 목소리를 냈다. 단체는 "범사련 식구들은 주식 1주 사기 운동에 있어 구호에 거치지 않고 동참하는 의미로 주식 매입을 시작했다"면서 "고려아연을 지키고 대한민국 경제를 보호하는 데 일조하겠다"며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고려아연을 지키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를 지키는 일"이라며 "국민 개개인이 주주로서 참여해 '1인 1주 갖기 운동'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실시간 상황을 공유하며 홍보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사협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구성된 울산 사회복지법인·단체 연합도 "고려아연의 사회 나눔문화 확산이 저해되지 않도록 사회복지계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며 힘을 보탰다.

재울산연합향우회도 고려아연 1인 1주 갖기 운동에 동참하는 회견을 열었다.

대구·경북·호남·충청·강원·제주 회원으로 구성된 재울산연합향우회도 회견을 통해 "중국계 자본이 대거 유입된 MBK로 경영권이 넘어간다면 사모펀드의 주된 목표는 단기간 내 높은 수익을 달성해 울산 경제는 고려하지 않을 위험을 포함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의 위기는 울산의 안정적인 일자리뿐만 아니라 수소, 이차전지 소재 등 울산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울산의 위기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확신했다.

다음날인 24일에도 울산체육회, 관광협회, 중소기업연합회 등도 '1인 1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촉구하는 회견이 예고돼 있어 당분간 주식 갖기 운동이 확산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지난 12일 최대 주주인 영풍과 장형진 영풍고문 측이 MBK에 ‘자기 지분 절반+1주’를 넘기기로 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이후 13일에는 MBK가 오는 10월 4일까지 고려아연 지분의 최대 14.6%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히면서 분쟁이 가세했다.

jooji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