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지갑'에 가성비 찾아 발품…추석 앞둔 울산 신정시장

울산 전통시장 추석 차례상 비용 전국 평균 보다 높아
농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인기'…인당 최대 2만원

추석 대목을 앞둔 13일 오전 10시 울산 남구 신정시장이 제수용품을 사러 온 손님들로 붐볐다.2024.9.13./ 뉴스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추석 대목을 앞둔 13일 오전 10시 울산 남구 신정시장. 한 상인과 손님이 제수용 생선을 두고 ‘가격 흥정’을 벌이고 있다.

“4만원어치를 2만5000원에 판다고 말하는데 그래도 마음에 안 드네요. 더 둘러봐야죠.”

손수레를 끌고 일찍이 차례상 준비에 나선 권정희 씨(64)는 생선 가격을 듣고 놀라 곧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권 씨는 이날 장 볼 제수품 목록을 미리 적은 종이를 들고 한 푼이라도 저렴하게 파는 곳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었다.

육전 4개를 1000원에 판매하던 한 상인은 “저렴하게 내놔도 찾는 손님도 적고 매출 자체가 줄었다”며 “제사 자체도 간소해지는 집도 있고, 연휴 때 쉬거나 여행 다니는 집도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과일가게 앞에 멈춰 선 어르신들은 “여기는 사과랑 배가 5개에 1만원밖에 안 한다. 크기가 작기는 한데 훨씬 저렴한 편”이라며 입을 모았다.

전문가격조사기관 (사)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울산지역 전통시장 4인 가족 추석 차례상 비용은 30만2850원으로, 대형마트와 비교했을 때보다 5만원가량 저렴했다.

하지만 전국 평균인 28만790원보다 2만 원을 웃돌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울산시는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 이용객을 높이기 위해 29일까지 전통시장 주변 주차장 등 2시간 내 주차를 허용하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울산 남구 신정시장 곳곳에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안내문이 붙어있다.이번 환급 행사는 국내산 농·축산물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구매 금액의 최대 30%(1인당 최대 2만원)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행사다.2024.9.13./뉴스1 김세은 기자

특히 ‘온라인상품권 환급행사’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는 점포에는 손님 대여섯 명이 한꺼번에 몰리기도 했다.

이번 환급 행사는 국내산 농·축산물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구매 금액의 최대 30%(1인당 최대 2만원)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행사다.

울산지역에서는 4곳의 전통시장(태화·신정·대왕암월봉·언양알프스)에서 15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식육점의 한 상인은 가격을 묻는 손님에게 “지금 6만원인데 7천원만 더 채우시면 2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치솟은 물가에 이번 행사로 '급한 불'을 껐다는 게 상인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이미 신정시장 인근 은행 입구에는 ‘온누리상품권 재고 소진’이라는 안내문이 붙을 정도로 참여도가 높다.

신정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농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행사 소식에 손님들이 마트 대신 재래시장으로 장 보러 나오니 시장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며 “행사 전부터 상인분들이 기대하는 마음으로 미리 상품권 재고를 준비해 뒀다”고 말했다.

울산 남구 신정시장 인근 은행 입구에 '온누리 상품권 재고 소진'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2024.9.13./뉴스1 김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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