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에 울산소상공인 "정당 현수막 재난립 불보듯 뻔해"

소상공인 일동 "지역 정당에서 전용 게시대 적극 활용해야"
시, 정당과 청정지역 MOU 추진 보류…시의원 개정안으로 대신

정당현수막 자료사진./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무분별한 정당 현수막의 난립을 막고자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 이용 의무'를 규정하던 울산시가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무효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 울산 소상공인 연합회가 "정당 현수막 재난립이 불 보듯 뻔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울산광역시소상공인연합회 일동은 2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회견을 열어 "최근 대법원의 판결로 조례 무효 이후 일부 정당에서 전용 게시대를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상인들의 생업과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던 현수막 난립의 시대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2022년 말부터 2023년 중반까지 정당 현수막 게시를 허용해 오던 울산시는 안전상의 이유와 현수막 무분별한 난립을 막고자 2023년 9월 '울산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조례를 개정했다.

해당 조례에 따라 정당 현수막도 전용 게시대가 아니면 게시 불가능하도록 했다. 울산시는 1억5000만원을 투입해 당시 35개소, 158면을 마련했으며 이후 현재까지 134개소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최근 7월 행정안전부가 시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조례안 의결 무료 확인' 소송에서 대법원이 조례안이 현행 옥외광고물법에 없는 전용 게시대 설치 의무를 신설한 것은 법령 우위의 원칙에 위배되고 법률의 위임 근거도 없으므로 해당 조례를 '무효'라 판결했다.

무효 판결이 나자 소상공인은 다시 재난립의 시대로 돌아갈 것을 우려하며, "정당의 정책과 이념을 홍보하는 정당현수막은 상인들에겐 정치 혐오감을 불러온다"며 "울산에서 만이라도 현수막으로 인한 정치 혐오가 사라질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에서 나서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를 적극 활용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시는 대법원의 무효 판결 이후에도 청정도시를 만들고자 정당과 울산 지역 12개 정당과 청정지역 MOU를 체결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현재 정당과의 의견 대립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청정지역 MOU를 체결하고자 했으나, 12개 정당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현재는 MOU체결 추진을 보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권순용 시의원이 청정 지역을 추진할 수 있는 시책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으로, 권 의원의 개정안 발의를 통해 청정지역을 이끌어 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jooji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