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본격 파업 수순…내일 중앙쟁대위 구성

24일 파업 찬반투표…실제 파업 이어질까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23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4년 임금협상 교섭 상견례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4.5.23/뉴스1 ⓒ News1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올해 임금협상 교섭 결렬을 선언한 현대자동차 노조가 본격적인 파업 절차에 돌입한다.

19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20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제149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2024년 임금협상 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

노조는 이날 파업 방향을 논의한 뒤 투쟁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어 오는 24일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13일 사측과의 8차 교섭에서 올해 임협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50%+1450만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대 달성 기념 품질향상격려금 100%와 주식 20주 지급을 제시했다.

또 사회공헌기금 연 60억원과 별도로 올해 제시된 성과금 중 직원 1인당 1만원을 출연하고 회사는 출연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추가로 출연하는 '노사 공동 기금' 조성을 제안했다.

부품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그룹사 차원의 1000억원 규모 지원 펀드, 부품사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위한 연 50억원 출연, 미래 경쟁력 강화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상생 방안도 제안했다.

노조는 이 제시안이 조합원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교섭장에서 퇴장했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노동계 일각에선 6년 만의 실제 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노동계 인사는 "회사의 영억이익이 상당히 늘어난 만큼 조합원들의 요구치도 높은 상황"이라며 "조합원들은 사측의 제시안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은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노조 지도부가 나름대로 조합원들을 설득·이해시켰기 때문에 무분규로 갈 수 있었던 것"이라며 "현 집행부는 전 집행부의 무분규 정책을 비판하면서 들어선 데다가, 조합원들의 기대치도 높아 만족할 만한 제시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파업을 안 하는 게 오히려 곤란한 상황이다"고 전망했다.

minjum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