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수행비서가 전하는 '서울시장 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시청 신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주년 합동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은 ‘시민중심’, ‘현장과 소통’이 바로 박원순호 서울시정을 특징짓는 최고의 브랜드이고 화두였다고 밝혔다. 2012.10.24/뉴스1 © News1 이정선 기자

</figure>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수장,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매력적인 자리임에는 틀림없다. 어느 순간부터는 유력한 대권 주자로 거론되면서 국가 최고 권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자리로 인식되고 있다.

서울시장 자리는 그러나 바깥에서 보는 이런 화려한 이면 뒤에 자기희생을 강요당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박 시장 가장 가까이에서 분신처럼 움직이는 김종수(40) 수행비서로부터 그동안 언론에도 공개되지 않은 박원순 시장의 일상에 대해 들어봤다.

하루 24시간 가운데 잠자는 시간을 빼고 모든 시간을 시민에게 내어줘 차에서 끼니를 때울 정도로 바쁘지만 박 시장은 자녀들에게 늘 자상한 아빠다.

그는 바쁜 일정 와중에도 집으로 전화를 걸어 자녀들에게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언제 집으로 귀가 하는지 등을 늘 묻는다.

친자식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을 참 좋아하는 박 시장이다. 김 수행비서는 작년 어버이날에 초등학생들이 건네준 종이꽃을 하루 종일 가슴에 달고 다닐 정도로 좋아했다던 박 시장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박 시장은 '스마일 원순씨'로도 통한다. 늘 웃는 표정을 짓는 박 시장에게 직원들이 지어준 별명이지만, 사실 이런 ‘편안함’이 박 시장의 가장 큰 무기다.

주말 근무 때면 직원들에게 "라면과 자장면은 평생 먹어도 질리지가 않다"며 먼저 자장면을 시켜먹자고 할 정도로 박 시장은 서울시 직원들을 편하게 대한다.

결혼하는 직원이 있으면 어떻게든 축하인사를 전한다는 박 시장은 바쁜 시간이 쪼개서라도 직접 엽서에 축하 메시지를 적어 전달해 주려고 노력한다.

큰 행사를 치른 부서에는 간담회 또는 만찬자리를 만들어서 담당직원들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같은 편안함과 한번 먼저 직원들 앞으로 다가서려는 박 시장의 노력(?) 덕택에 시장을 대하는 직원들의 태도도 바뀌기 시작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박 시장이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 합승을 꺼려 뒤로 물러서기 바빴던 서울시 공무원들이 이제는 박 시장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말을 건넨다. 박 시장의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다. 그러다 보니 박 시장이 참석하는 행사장에는 늘 기념촬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끊이질 않는다.

시민들의 기념촬영 요구를 단 한번도 거절하지 않는 박 시장이다. 이 때문에 다음 일정을 준비해야 하는 비서들이 발을 동동 구르기 일쑤다.

1년 365일 공식적인 휴가 외에 숨 돌릴 틈조차 없이 바쁜 박 시장의 건강 비결이 궁금했다.

빡빡한 일정을 수행하기로 유명한 박 시장은 특별히 운동할 시간이 없다. 주말에 시간이 나면 산행을 가거나 동네 한 바퀴 산책 하는 게 전부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은 1년 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일정이 지체되거나 약속을 어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박시장이 시장실 비서관들의 건강을 걱정할 정도라고 수행비서는 말했다.

‘꼼꼼 원순’이라는 별명은 박시장의 ‘메모하는 버릇’과 ‘기억력’에 있다.

기억력도 워낙 뛰어난데다 여기에 '메모하는 습관'이 더해지면서 슈퍼컴퓨터급 기억력을 자랑한다. 사실 비서들 입장에서는 빨리 잊어버렸으면 하는 게 있는데도 단 하나도 허투루 잊어버리는 것이 없어 속상(?)할 때도 있다.

박 시장은 양복 안주머니에 늘 손바닥만한 수첩을 휴대하고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적어두고 시정과 연결시킨다. 이렇게 박 시장이 1년 동안 써 온 수첩만 7권이다.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하는 박 시장이지만 시청 내에서 가장 기억력이 좋은 것은 분명하다고 김 수행비서는 말했다.

그는 “박 시장이 하시는 일이 지금 우리 세대를 위한 일들이더라구요. 20~30년 뒤에 닥칠 미래를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고 덧붙였다.

cho04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