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조형물 절반 '철거 권고'…"변색에 녹슨 채 방치"

영화 '괴물' 조형물 철거 계기로 서울시 한강 조형물 점검
전체 작품 45개 중 21개 '철거 평가'…"폐어선 작품 방치"

길거리에 방치된 한강 조형물 '한강 어선 이야기 해춘'(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서울시가 최근 한강공원 조형물을 모두 점검한 결과, 절반가량이 철거 권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작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변색되거나 쓰레기가 쌓인 채 길거리에 방치된 경우도 있었다. 시는 내년 상반기 공공 미술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철거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5월부터 10월까지 한강공원 5곳(여의도·이촌·망원·광나루·뚝섬)에 있는 조형물 작품 45개를 실태 조사한 결과, 총 21개가 철거 권고 대상에 올랐다. 나머지는 보수 권고(16개)와 양호(6개) 등급을 받았다.

철거 권고 대상 중에서도 흉물로 지적받은 작품은 4점이다. 배 모양을 한 '눈부신 위장술'은 작품 일부인 유리가 깨지고 쓰레기가 쌓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선 형태를 한 '한강 어선 이야기, 바다바람'은 나무 자재가 부식됐고, 밤섬 이야기 조형물에는 해충 오염물이 대거 발견됐다. 또 '한강 어선 이야기, 해춘'은 길가에 방치된 상태였다.

폐기 권고를 받은 조형물 '북극곰'(왼쪽)과 '밤섬 이야기'(오른쪽) (독자 및 서울시 제공)

폐타이어로 만든 조형물 '북극곰'은 변색 정도가 심하고 재질이 많이 갈라져 철거 권고 대상에 올랐다. 분홍색 새를 본뜬 '플라밍고'도 내구성 측면에서 같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철거 권고를 받은 작품의 철거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쯤 조형물 전문가 자문 위원회와 공공미술위원회 심의를 거쳐 철거 대상을 최종 결정한다.

서울시 측은 "조형물의 생애 주기는 기본적으로 3년인데, 한강공원 조형물 대부분은 2014년 한강 스토리텔링 사업과 2017~18년 한강예술공원 조성 사업에 따라 조성돼 노후화됐다"며 "보완이 필요한 작품의 경우 수리를 거쳐 작품 수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강공원 실태조사는 올해 6월 영화 '괴물'을 상징하는 한강 조형물이 10년 만에 철거하면서 이뤄졌다. 괴물 조형물은 2억 원으로 제작했지만,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