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곤돌라' 제동 걸린 서울시…완공까지 '가시밭길'

법원 집행정지 인용에 서울시 "즉시 항고" 입장
"시민 이익 위한 것"에도…경쟁 업체·환경단체 등 반발 심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참석내빈들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내 남산 곤돌라 탑승장 예정지에서 열린 곤돌라 착공식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4.9.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시 '남산 곤돌라' 공사를 중단해달라는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의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건립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3일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서울행정법원이 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 등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도시자연공원구역 변경 결정 집행정지' 인용에 대해 항고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착공식을 한 남산 곤돌라 사업은 내년 11월 완료해 시운전 후 2026년 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원 결정에 즉시 항고할 예정이며 이후 법적 절차 진행 상황에 맞춰 공사 일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부 승강장이 들어설 예정인 예장공원 내 이회영 기념관까지 철거한 상태다.

현재 남산 관광버스 통제 등으로 1~2시간의 케이블카 탑승 대기가 발생해 주변 지역의 극심한 정체 해소가 시급하다. 또 케이블카 및 전기버스에 탑승이 어려운 장애인의 남산 이용이 불편한 상태다.

시의 계획대로 곤돌라가 설치되면 캐빈 25대가 832m 구간을 계속 운행해 시간당 최대 1600명을 이송할 수 있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실을 수 있어, 교통약자 등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남산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된다.

집행정지 신청을 낸 한국삭도공업은 남산숲지키기범시민연대, 동국대·숭의여대 학생 등과 함께 그동안 △케이블카 이용객 감소로 인한 재산 피해 △인근 학교 학습권 침해 △자연환경 훼손 등이 우려된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해 왔다.

서울시는 곤돌라 설치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전문가와 환경단체로 구성된 '지속 가능한 남산을 위한 발전협의회'의 조언을 반영, 곤돌라 운영 수익을 남산 생태 관리에 활용하는 별도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관광 가치를 높이면서도 생태계를 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이효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공기가 촉박하다며 서둘렀던 사업인데 손발이 묶여버렸으니 오세훈 시장의 구상이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기존 업체의 반발이 예상됐음에도 대비하지 않은, 서울시의 안이한 대처로 인한 것이라면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