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박물관·정원·한옥서 결혼식 어때요?"…'서울마이웨딩'이 뜬다

저렴한 가격에 특색있는 결혼식…대관료 '무료' 실속형 959만원
은평역사한옥박물관·마곡광장·초안산하늘꽃정원 등 26곳 확대

이달 12일 서울시 양화대교 아래에 위치한 생태공원 '선유도공원' 내 원형극장에서 열린 결혼식. 해당 장소는 서울시의 '공공예식장' 중 하나다. (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이달 12일 서울시 양화대교 아래에 위치한 생태공원 선유도공원 내 원형극장에서는 마치 한 편의 공연과도 같은 야외결혼식이 열렸다.

200여 명의 하객 앞에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꽃장식과 리본을 달고 나타난 신랑과 신부는 원형극장에 울려 퍼지는 음악에 맞춰 입장했다. 축가 대신 직접 결혼 서약을 마친 부부가 관혁악 연주를 하객 앞에서 뽐내기도 했다.

곳곳에 신랑과 신부의 개성이 듬뿍 담긴 이날 결혼식은 올해 선유도공원에서 열린 두번째 결혼식이다.

이날 예식의 특이한 점은 '개성' 뿐만이 아니다. 200명의 하객은 물론 특색있는 장식에도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은 1820만 원에 불과했다. 서울시의 '공공예식장'이기에 가능한 비용으로 보통 수천만원에 달하는 야외결혼식 비용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하다.

서울시 '공공예식장' 중 하나인 성북 예향재.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예비부부의 결혼식장 예약난과 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공공예식장 지원 사업 '서울 마이웨딩'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 저출생 대책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하나로 공원과 한옥 등 서울시의 주요 시설을 예식장으로 개방하고 결혼식을 종합 지원한다.

북서울 꿈의 숲은 물론 선유도공원, 한강공원 물빛무대, 한강공원 광나루 장미원 등 서울에 개방된 25개의 공공예식장에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총 92쌍이 결혼식을 올렸다. 올 하반기에만 43쌍이 식을 열릴 예정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3배 이상 결혼식 예약이 늘었다. 내년에도 130쌍의 결혼식이 예약된 상태다.

시는 7월 기존 17개였던 공공예식장에 8개소를 추가해 사업을 확대했다. 새로 추가된 곳은 △서울역사박물관(광장) △세종문화회관(예인마당) △서울물재생시설공단(마루공원) △서울물재생공원 △마곡광장 △초안산하늘꽃공원 △솔밭근린공원 △불암산철쭉동산 등을 추가한 것에 이어 이달에는 '매헌시민의 숲'까지 총 26곳이다.

공공예식장의 가장 큰 장점은 개성이 듬뿍 담긴 결혼식을 저렴한 비용에 치를 수 있다는 점이다. 7월부터 120만 원에 달하던 예식장 이용 대관료까지 '무료'로 바뀌었다. '공공예식장'의 가격은 실속형이 959만 원, 기본형 1115만 원, 고급형은 1321만 원이다.

또 공원에 예식장 설치를 위해 소요되던 비품 대여비(의자, 테이블 등)도 결혼식 1건당 최대 100만원 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 실제로 표준가격안보다 더 저렴하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

서울시 '공공예식장' 중 하나인 한강공원 광나루 장미원. (서울시 제공)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공공예식장' 가운데 북서울꿈의숲과 시립대 자작마루, 예향재 등은 높은 인기로 예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신규로 지정된 곳들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예약이 쉽다.

8월 신규 지정된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은평마당은 탁트인 공간에 북한산을 마주하고 있고, 한옥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위치라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마곡광장(썬큰마당)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의 야외 공공예식장으로 자연과 도시가 조화롭게 어우진 것이 특징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밭과 주변의 푸른나무들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풍경에서 야외결혼식을 올릴 수 있고 무엇보다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과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배나무 과수원 지역을 정비해 조성한 '꽃 테마 공원'인 초안산하늘꽃정원은 만발한 꽃밭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계절마다 피어나는 다양한 꽃들이 1만 4000㎡에 이르는 넓은 공간을 뒤덮어 화려하고 로맨틱한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

솔밭근린공원은 숲과 잔디가 어우러진 자연친화적 공공예식장이다. 공원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린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어서 요즘 트렌드인 '에코웨딩'과 잘 맞는다.

이밖에 불암산 힐링타운 철쭉동산은 매년 4~5월 철쭉꽃이 만개, 수만송이의 철쭉꽃과 함께 화사한 결혼식을 치를 수 있는 곳이다. 이달 신규 지정된 '매헌시민의 숲'은 신분당선 양재시민의 숲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높다. 결혼식에 적합하게 리모델링 작업도 마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결혼을 결심한 예비부부들에게 예식장 예약난과 고비용의 예식물가 감소를 위해 공공예식장 사업을 지속 확대해 합리적이고 개성 있는 예비부부들이 서울시 공공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