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신탁 불복해 사퇴하는 문헌일 구로구청장 "법원 판단 아쉬워"
불복 소송했으나 1·2심 모두 패소…16일 사퇴
구로구, 부구청장 체제 전환…내년 4월 2일 보궐선거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주식 백지신탁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뒤 직 사퇴를 선언한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법원의 판단을 두고 '아쉬운 결정'이었다며 사퇴 입장을 밝혔다.
문 구청장은 15일 오후 사퇴문을 통해 "최근 법원에서 제가 주주로 있던 기업과 구청장의 직무 사이에 업무 연관성이 있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며 "법원의 결정은 사심 없이 공명정대하게 구정을 수행해 온 저로서 매우 아쉽고 가슴 아픈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구청장은 "구청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구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구로 구정을 이끌었던 지난 2년 3개월은 지금까지 살아온 일생 중 가장 열정적이고 보람찬 시간이었다"며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오직 구로구를 바꿔야 한다는 일념으로 제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함께 일하고 기뻐하며 땀과 눈물로 의미 있는 기록을 만들었고, 그 덕분에 구로구가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믿는다"며 "그동안 베풀어주신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비록 구청장직을 내려놓게 되었지만 계속 구로구의 밝은 미래를 응원할 것"이라며 "구로구가 발전하는 데에 미약하나마 끝까지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3월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문 구청장이 보유한 '문엔지니어링' 주식이 공직자 업무와 상충한다며 해당 주식을 "백지신탁 하라"고 했다. 문 구청장은 이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문 구청장이 사퇴할 경우 196억 3000만 원에 달하는 회사 주식을 지금처럼 보유할 수 있다.
문 구청장은 16일 구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제출한다. 이에 따라 구로구는 17일부터 엄의식 부구청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서울 자치구 수장 공백은 25개 가운데 구로구가 유일하다.
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2일 치러질 예정이다. 공직선거법 제35조 2항은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보궐선거·재선거, 지방의회의원의 증원선거는 4월 중 첫 번째 수요일'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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