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생활 속 작은 변화, '청계천'보다 가치있어…정치하는 이유"(종합)
취임 2주년 간담회…"임기 반환점, '대권' 논하는 건 도리 아냐"
"나는 합리적인 사람…'서울시 바로세우기' 완성"
- 권혜정 기자, 이설 기자,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이설 오현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생활 속에서 만들어지는 작고 소소한 변화가 '청계천'의 변화보다 더 가치 있다"며 "일상의 혁명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오시장은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선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대권을 논하는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이날 취임 2주년을 맞아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불평등 해소, 서울이 그 해법을 제시하겠다"며 "소득, 지역, 교육, 여가, 건강 등의 격차를 줄여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데 차별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소프트웨어(SW)'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프로젝트나 시설물이 아니다. 누구나 차별 없이 매일 누릴 수 있는 일상의 변화를 축적하는 '소프트웨어(SW) 혁신', 일상 혁명이 삶을 바꾼다"며 "생활 속에서 만들어지는 조그맣고 소소한 변화가 '청계천의 변화'보다 더 가치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지난 2년 동안의 각종 정책 성공으로 '밀리언셀러 시장'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과 관련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그는 "지시하고 요청한 수준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 90점을 주고 싶다"며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지방에 비해 비싼 서울 물가에 걸맞게 공무원들의 보수를 책정하고자 행정안전부에 계속 정책을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중견 정치인으로서도 목소리를 냈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그는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대권을 논하는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늘 어느 자리에 가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하는가가 중요하다"며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낮은 곳에 임해서 일에 매진하겠다는 취지의 각오를 말한 바 있는데, 이걸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와 관련 "상대방이 품격을 잃을 수록 '품격'은 더 중요한 덕목이 된다"며 "특정인을 지지하기보다 '약자와의 동행'을 당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나는 여당 정치인으로, 여당 안에 관계라든가, 안쪽에서 해야 할 말 중에 직접 말할 수 있는 의견을 피력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앞으로도 국민들께서 저한테 가진 기대감에 걸맞은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서울형 복지시스템인 안심소득과 대비되는 '기본소득'에 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 "그런 궤변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늘어놓으면 안 된다"고 날선 지적을 했다. 그는 "정책의 우수성이나 효과성, 가성비 등을 따지면 기본소득은 안심소득에 범접할 수조차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광화문 광장에 100m태극기를 설치하는 방안에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나는 합리적인 사람, 귀를 더 열겠다"며 "조만간 그 방향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모아타운의 골목길 지분 쪼개기 행태를 "법과 제도를 최대한 악용해서 재산적인 이득이나 이기적인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데 대해 항상 벌칙이 따르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차례 예고했지만 그런(조깨기한) 골목길은 그대로 남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삼성동 GBC 최고층 빌딩 층수를 두고 현대차그룹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제안은) 기존의 계획과 완전히 다른 것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웠으면 그에 맞는 공공기여 등을 새롭게 논의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또 "도시를 경영함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이 바로 주거문제"라며 "지난 10년 동안 재개발과 재건축을 지나치게 탄압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매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렇다면 지금은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의) 속도를 조절하며 꼭 주거가 필요한 분들께 물량을 공급하는 '업그레이드' 된 주거 정책을 펼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속도를 막 내기 시작한 재개발과 재건축이 건축비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났다"며 "혹시라도 서울시가 관여해 건설비를 낮출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느낌'으로 찾아보라는 지시를 최근 했다. 서울시가 나서 건설비를 낮출 수 있을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 시장은 "보궐선거 후 기간까지 포함해 3년의 시간이 지났는데, 초기 1년 정도는 전임시장 시절 잘못된 길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는데 상당한 에너지를 투입했다"며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서울시 바로세우기는 어느정도 완성됐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미래를 위해 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누군가에게는 멀고 특별했던 일이 일상이 되는 경험, 앞으로의 2년은 더 놀라운 일상의 변화들로 채워나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 약속한다"며 "근로 의욕을 끌어 올린 안심소득과 더욱 고도화된 서울런은 지속가능한 복지의 표준을 정립을 세우며, 서울시 정책은 '대한민국 뉴노멀'을 넘어 글로벌 스탠더드(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ung907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