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무상, 아무것도 안하면 1등…오늘 한강서 '멍때리기 대회'
서울시, 12일 오후 4시 잠수교에서 10번째 행사
언어학자·정신과의사·권투선수 등 참가자 다양
- 권혜정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올해 '멍때리기' 1인자를 가리는 서울의 대표 이벤트 '서울시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12일 오후 4시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다. 올해 대회에는 데이터 언어학자, 정신과 의사, 쇼트트랙·권투선수 등 다양한 직군 종사자들이 대 참여해 이색 대결을 펼친다.
시에 따르면 이날 대회에는 총 80팀이 참가해 '멍때리기 고수'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인다. 시는 올해 대회 10주년을 맞아 참가선수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0팀 늘려 총 80팀을 선발했는데, 경쟁률은 무려 35대 1에 달했다.
대회 참가자는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대회 중에 선수들은 말을 할 수 없고 대신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색깔 카드를 제시해 물, 부채질 등 총 4가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멍때리기에 실패하면 '퇴장 카드'를 받고 저승사자 복장을 한 진행자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색깔 카드는 △졸릴 때 마사지를 받는 '빨간카드' △목마를 때 물을 받는 '파란카드' △더울 때 부채질 서비스를 받는 '노랑카드' △기타 불편사항을 표현하는 '검정카드'가 있다. 진행 요원은 색깔에 따라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회 우승자는 '심박수 그래프'와 '현장 시민투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된다. 우선 참가자들이 착용한 암밴드형 심박 측정기를 15분마다 확인해 작성되는 심박수 그래프를 바탕으로 점수를 부여한다. 더불어 현장에서 대회를 관람한 시민의 투표 점수를 합산해 최종 1, 2, 3등과 특별상 수상자를 가린다.
총 2787팀이 신청한 이번 대회 참가자들의 성별을 보면 남성 54%(43명), 여성 46%(37명)로 남성의 참가인원이 더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40%(32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30대 36%(29명) △40~50대 16%(13명) △초·중·고등학생 5%(4명) △60대 이상 3%(2명) 순이었다. 외국인도 총 4명 참가한다.
특히 서울시는 신청 사연을 중점적으로 심사하되 다양한 직군과 연령대가 포함될 수 있도록 선발했다. 올해는 데이터 언어학자, 정신과 의사, 쇼트트랙·권투 선수, 항공정비사, N잡러 등 다양한 직군에서 참가한다.
한강 멍때리기 대회 후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한강의 노을과 달빛무지개분수를 배경으로 한 이색 체험 '요가클래스'도 열린다. 오후 5시부터 현장 접수를 통해 선착순 20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시는 주말 예보된 비 소식에도 '한강 멍때리기 대회'는 진행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다행히 행사 당일 새벽에 비가 그치는 것으로 예보돼 있다"며 "반포대교 아래에 위치한 잠수교에서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엄청난 폭우가 아닌 이상 계획대로 '멍때리기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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